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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공모시장, 대형사 상장연기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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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2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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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를 계획했던 대형사들이 잇달아 상장을 연기하고 있다.

상반기 국내 증시가 연초대비 40%가 넘게 상승하는 회복세를 보이자 이를 기회로 상장하려던 기업들이 기대보다 낮게 책정된 공모가에 실망해 상장을 미룬 것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3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계획했던 포스코건설이 주간사단이 제시한 공모가 8만원을 수용하지 않고 상장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당초 포스코건설이 희망한 공모가 10만~12만원과 격차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도 “주식시장에서 포스코건설의 내재가치를 충분하게 평가해주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상장 계획을 철회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기술도 공모가격이 너무 낮다는 이유로 공모일정을 한달 반 이후로 연기했다.

이 회사는 당초 20~21일 실시하려던 공모주 청약을 12월 3~4일로 늦췄다. 이달 29일 예정이던 상장일도 12월14일로 변경했다.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당초 2만1600원~2만4400원 수준의 희망가 하단에도 못 미쳤기 때문이다.

◆ 증권업계, ‘공모가 인하’ 도미노 우려

증권업계는 공모 시장에서 대어로 꼽히던 두 기업 상장이 잇달아 연기되면서 향후 공모가 인하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공모가 인하 현상은 19일 상장한 진로부터 시작했다.

진로 최대주주인 하이트홀딩스는 당초 희망공모가격으로 5만4000원~6만원을 제시했지만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장을 연기하고 공모가 밴드를 낮춰 잡았다.

이후 수요예측 과정에서 4만5000원~5만원으로 또 한번 낮춰졌고, 최종 4만1000원으로 공모가가 결정됐다.

동양생명보험은 제시했던 공모가 1만7000원에 상장했지만 상장 첫날인 이달 8일부터 공모가를 하회하는 수모를 겪었다.

향후 상장을 앞둔 한국지역난방공사와 그랜드코리아레져· SK C&C 등 대형사 뿐 아니라 중소업체 공모가 산정에도 이런 현상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공모시장이 활황기를 보였던 상반기와는 달리 공모주로 인한 손실이 커지고 있다”며 “이처럼 IPO 물량이 늘어날수록 손실도 커지고 있어 수요예측에서 일부러 높은 공모가를 제시할 이유도 사라진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작년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공모가를 낮게 잡고 보는 공모가 인하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공모주 9개 중 6개는 공모가 이하

실제 최근 한 달간 신규 상장한 9개 종목 중 22일 공모가보다 높은 주가로 장을 마감한 종목은 2개뿐이다.

지난달 23일 시초가 1만원으로 출발했던 디에스케이는 공모가 5000원에서 겨우 1% 오른 50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조차 시초가 1만원에 비하면 49.5%나 떨어진 것이다.

그나마 처음부터 낮은 공모가로 시작한 진로가 공모가 4만1000원 대비 5.60% 상승한 4만3300원을 기록했다.

나머지 7개 종목은 모두 공모가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특히, 에리트베이직(공모가 5000원)·모린스(3만900원)·쌍용머티리얼(1만7500원) 3종목은 공모가대비 35% 이하까지 하락한 상태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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