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12년만에 우승‥ 나지완 끝내기 홈런

기아 타이거즈가 12년만에 'V10'을 달성했다. '전통의 명가' 기아는 나지완의 극적인 역전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한국시리즈 정상에 복귀했다.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기아는 2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09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최종 7차전에서 5-5로 맞선 9회말 나지완이 짜릿한 끝내기 솔로홈런을 쏘아올려 SK에 6-5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 3패를 기록한 기아는 지난 1997년 이후 12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통산 10번째 패권을 차지했다.

지난 2001년 KIA로 간판을 바꾼 이후에는 처음이다 

이날 끝내기 홈런을 포함해 홈런 두방으로 3타점을 올린 나지완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61표 중 41표를 얻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지난 해 KIA 사령탑에 취임한 조범현 감독은 SK 감독 시절이던 2003년 한국시리즈에서 현대에 3승4패로 패한 뒤 두번째 도전에서 우승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반면 2007년과 2008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SK는 에이스 김광현과 마무리 전병두, 주전포수 박경완 등의 줄부상 속에도 KIA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3연패에 실패했다.

이날 7차전은 프로야구 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승부라는 평가다.

양팀이 7명씩, 총 14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총력전으로 4시간 30여분의 대혈투를 벌였다. 경기 초반은 SK의 완승 분위기였다.

SK는 4회초 선두타자 정근우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데 이어 타석에 나선 박정권의 홈런으로 2점 선취점을 기록했다.

5회에는 볼넷, 야수선택, 몸맞는 공과 박정권의 땅볼로 안타 하나없이 1점을 보탰다.

4회까지 무안타에 허덕이던 KIA는 5회말부터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최희섭이 이날 첫 안타를 치고 나간데 이어 2사 2루에서 고졸신인 안치홍이 2루수 옆을 빠져 중견수쪽으로 흐르는 적시타를 날려 1-3으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SK는 공수 교대 뒤 다시 타선이 불을 뿜으며 5-1로 달아나 승기를 잡는 듯 했다. 나주환과 정상호가 연속안타와 최정의 보내기번트로 만든 1사 2,3루의 기회에서 대타 김강민의 희생플라이, 박재상의 중전 적시타로 2점을 보탰다.

하지만 패전 위기에 몰린 기아는 6회말 선두타자 김원섭이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나지완이 SK 두번째 투수 이승호로부터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2점홈런을 날려 3-5로 추격에 나섰다.

7회말에는 안치홍이 카도쿠라에게서 좌중월 솔로아치를 뿜고 이어진 1사 1,2루의 기회에서 김원섭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5-5 동점을 만들었다.

5-5로 팽팽한 소강상태가 이어진 가운데 9회말 1사에서 타석에 나선 나지완은 볼카운트 2-2에서 채병용의 6구째를 걷어올려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통렬한 끝내기 역전 솔로홈런을 날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나지완은 손을 번쩍 들어올렸고 잠실구장의 절반 이상을 뒤덮은 기아팬들은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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