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나 지금 떨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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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2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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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컨테이너선사인 CMA-CGM이 최근 실적 악화로 '모라토리움(채무상환유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대만 선사 TMT마저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조선사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26일 해운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TMT는 용선료를 체납해 선박 및 연료를 압류당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각종 소송에 휘말리고 있다.

실제로 TMT의 자회사인 그레이트엘리펀트(Great Elephant Corp.)는 최근 29만8천900DWT(재화중량t수)급 유조선 '걸프 쉐바' 등이 용선료를 지불하지 못해 연료를 압류당한 상태다. TMT는 이 문제로 그리스선주들과 영국 런던에서 중재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내 해운업계에서는 TMT가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이미 발주한 선박을 취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선사들이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발주한 선박을 취소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현재 TMT는 국내 대형조선사에 LNG선 등 31척을 발주하고 있으며, 금액은 40억~5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이 13척으로 가장 많고 현대삼호중공업 8척, 대우조선해양 7척, 현대미포조선 3척 등이다.

이에 대해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TMT의 최근 압류 소식은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는 발주 취소 및 인도 연기 요청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TMT가 국내 대형 조선사들에게 환헤지 비용을 지불한다는 조건으로 인도를 연기시키거나 취소한 전례가 있어, TMT의 발주 취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TMT가 발주 취소에 나설 경우, 신규 수주가 거의 없는 국내 조선사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게다가 TMT뿐만 아니라 다른 글로벌 선사들도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칫하면 대규모 발주 취소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을 보여, 국내 조선사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 선사들로부터 인도 연기 요청 및 발주 취소와 관련한 문의가 부쩍 많아진 것을 사실"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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