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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證, 대어급 생보사 IPO 불참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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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1-0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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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투자은행(IB)업계의 최대 이슈는 ‘대어급’ 생명보험회사들의 기업공개 주관사 선정이다.

하지만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만은 이번 입찰에 제안서조차 내지 않아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생보사 가운데 최초로 거래소에 입성한 동양생명에 이어 대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도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대한생명은 생보사 빅3 가운데 하나로 상징성이 큰데다 IPO 규모도 조단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증권업계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때문에 IPO 부문 실적이 있는 증권사라면 대부분 위 두 회사의 주관사 선정 입찰에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이미 지난주 프리젠테이션(PT) 심사를 마치고 이번 주 최종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작년 IPO 주관 2위(1361억원), 인수 1위(1385억원)를 차지할 정도로 기업공개 부문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 왔던 한국투자증권은 입찰 제안서조차 내지 않았다.

20년 전 동원증권 당시 교보생명과 맺은 상장 주관사 계약 때문에 다른 생보사의 상장에 참여하기 어려운 입장이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상장이 완료되지 않은 만큼 경쟁사의 상장 주관사로 동시에 참여하는 것이 상도의적으로 옳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 1989년 교보생명은 한국투자증권(당시 동원증권), 신한금융투자(당시 쌍용증권) 등과 IPO 주관사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자산재평가 차익 배분 문제로 정부와 교보생명이 이견을 보이면서 상장은 계속 지연돼왔다.

이후 2007년 차익 배분 문제가 해결됐지만 교보생명은 상장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상장을 준비하더라도 주관사 선정은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의 이런 입장에 당시 공동주관사로 선정된 신한금융투자(옛 쌍용증권)은 교보생명의 주관사 참여의사를 철회한 상태지만 20년 동안 한국투자증권은 철회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교보생명이 다시 상장을 추진할 경우 대표 주관사가 되기 위한 한국투자증권의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0년 전 계약의 유효성 여부를 떠나서 철회 의사를 밝히지 않는다면 향후 주관사 선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거라는 취지라는 것.

게다가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교보생명 같은 대어급 주관업무에 목마른 상황인 것도 이런 시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대형 IPO 입찰에서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보생명 상장 추진으로 한국투자증권이 20년 간 지켜온 상도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진 여전히 미지수다.

정작 교보생명은 당장 상장 계획이 불투명할 뿐 아니라 20년 전 계약에 구속력을 논하기 어렵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당시 20년 전 계약이 IPO일정과 계약의 유효기간, 준수 의무 등 구체적 조항은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속력을 논하기는 어렵다"며 "새로 주관사를 선정하더라도 한국투자증권이 우선권을 가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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