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이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 감소로 고심하고 있다. 특히 대한생명은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업계 2위 자리도 위태롭게 됐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의 영업 실적을 나타내는 월납 첫달 보험료는 지난 상반기(2009년 4~9월)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감소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가계 소득이 줄어들면서 신규 가입은 줄어들고, 심지어 보유하고 있던 보험 계약도 해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대한 교보생명 등 업계 상위 3개사도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위기에 몰린 것은 대한생명. 대한생명은 초회보험료는 물론 신계약 건수 및 금액에서도 교보생명에 밀리며 업계 2위 수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2009회계연도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대한생명의 초회보험료(일반계정 + 특별계정) 수입은 2507억원으로 교보생명(2731억원)보다 200억원 이상 밑돌았다.
신계약 건수와 금액은 각각 55만4000건, 16조297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은 신계약 건수(49만건)는 적었지만 금액은 26조1675만원으로 대한생명을 압도했다.
신계약 금액은 보험 계약 체결에 따른 보장 금액을 나타내는 것으로 금액이 클수록 장기 상품의 판매 비중이 높았다는 의미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신계약 건수가 적은 대신 금액이 많다는 것은 생보사 본연의 영역인 종신보험 등 장기 보험을 많이 팔았기 때문"이라며 "올해 생보업계 화두가 보장성 상품 강화를 충실히 이행했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생명의 경우 더욱 심각한 것은 실적이 뒤지고 있는 가운데 해약 및 효력상실 건수는 오히려 교보생명보다 많았다는 점이다.
대한생명의 해약 및 효력상실 건수는 49만6000건으로 관련 금액은 15조9989억원에 달했다. 건수로는 교보생명보다 11만건 가량 많았고 금액으로도 4000억원 가량 많았다.
이에 대해 대한생명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초회보험료보다 월납 첫달 보험료를 수익성 지표로 활용한다"며 "월납 첫달 보험료 기준으로는 대한생명이 교보생명을 소폭 앞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9회계연도 2분기까지의 반기 순이익은 교보생명에 1000억원 안팎으로 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지난 4월 시행했던 대규모 명예퇴직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 분기 실적은 삼성생명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대한생명은 교보생명의 절반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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