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 체계를 바꾸려는 은행권의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새로 도입되는 금리 결정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금리가 되는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를 한국은행이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은행 평균 조달금리이나 은행별 실질 조달금리로 대체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은행들은 이 같은 바스켓 금리 방식을 도입하더라도 기존의 CD 연동형 금리 방식도 계속 활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내년부터 다양한 금리의 주택담보대출 상품들을 접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바스켓 금리 방식은 CD 금리나 정기예금, 금융채 등의 만기가 같은 상품을 하나로 묶어 가중평균 금리를 구하는 것이다.
개별 은행 바스켓은 예금, 은행채, CD, 환매조건부증권(RP) 등 은행의 모든 수신상품을 바스켓에 넣되 은행별 자금조달 방식에 맞게 골라 쓰는 방식이다. 개별 은행의 조달비용이 더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으나 은행들이 자금조달 방식을 공개하기 꺼리는 상황에서 이를 도입되면 투명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실제 조달금리나 조달방법을 밝히기를 꺼리고 있어 바스켓 구성을 제대로 할지 의문"이라며 "개별 은행 바스켓 방식은 투명성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의 조달 비중이 10~20%에 불과한 CD의 금리 연동 방식보다 객관성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고 무엇보다 은행들의 실제 조달비용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조달금리와 가산금리를 모두 개선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조달금리 측면에서 개별 은행 바스켓과 한국은행 바스켓 방식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은행 공동 바스켓은 한국은행이 금융기관 대출 금리를 종합해 발표하는 가중평균금리를 토대로 금리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공정성을 확보하면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어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한은이 3개월, 6개월, 1년 등의 만기별로 상품을 묶어 평균 조달금리를 산출해 발표하면 은행들이 이 금리에 스프레드(가산금리)를 붙여 최종 대출 금리를 정하면 된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한은 바스켓 금리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고 투명성 논란에서도 자유롭다"며 "은행들이 CD 금리를 적용할 때도 여러 가지 방식을 사용하는 것처럼 한은 바스켓 금리를 사용할 때도 방법을 다양화하면 담합 소지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 바스켓은 발표 시기가 너무 늦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예컨대 9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라면 10월25일 전후에 발표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점에서 발표 주기를 1주일 단위로 짧게 단축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또 은행들의 은행채와 정기예금, CD 등 3가지 수신상품만 추려 가중평균금리(시중은행 평균조달금리)를 구해 월초에 발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 바스켓은 고시금리가 한 달 뒤에 발표돼 실시간 변화하는 시중금리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방안을 공식 제안해오면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개별 은행 바스켓보다 공통 기준이 되는 한국은행 바스켓 금리를 선호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CD 금리를 쓸 수밖에 없는 것은 대외적으로 안정적인 금리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라며 "이런 점에서 한은이 바스켓 금리를 고시하는 방안이 잡음이 적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새로운 금리 결정 체계가 만들어지더라도 CD 금리 체계도 병행해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CD 금리 체계와 바스켓 금리 체계를 토대로 만들어진 다양한 대출상품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새로운 금리결정 방식이 도입되더라도 당장 금리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CD 금리의 대안을 몇 가지 내놓으면 은행들은 관련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현재 CD 금리가 낮은 상태여서 고객은 여전히 CD 금리 연동형 대출상품을 선호할 것"이라며 "새로운 금리체계가 정착되고 금리 효과를 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조달 비중이 10~20%에 불과한 CD의 금리 연동 방식보다 객관성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고 무엇보다 은행들의 실제 조달비용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조달금리와 가산금리를 모두 개선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조달금리 측면에서 개별 은행 바스켓과 한국은행 바스켓 방식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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