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평균 조달금리를 반영해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내년 출시된다.
그동안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시중금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이다.
8일 금융당국과 은행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내년 초 은행들의 실질 조달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대출 상품을 발매할 예정이다.
그동안 금융위원회는 은행들의 평균 조달금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CD 금리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것을 문제로 지적해 왔다. 민간 연구소 등도 CD 금리가 기준금리로서 타당치 못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제도 개선을 주장해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이 CD 금리가 조달 금리보다 높을 경우 가산금리를 낮추고, 그 반대의 경우는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정하고 있다"며 "CD가 은행권 전체 조달 자금의 10~20%에 불과하지만 기준금리 역할을 하고 있어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은 금융위의 의뢰를 통해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개선하는 방안을 연구·검토 중이며, 이달 안에 공청회를 연다.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국회 국정감사에서 "은행의 대출금리 결정구조가 적절한지 심층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뒤 '바스켓 방식의 금리 결정 구조'를 언급한 바 있다.
바스켓 방식은 정기예금, CD, 은행채,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상품의 금리를 가중 평균해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삼는 것을 말한다. 금융권 전체 평균 조달금리는 한국은행이 25일 시차로 매달 발표하고 있다.
은행별로 각자 사정에 따라 평균 조달금리를 구해 기준금리로 삼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금리 산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별 은행의 현실을 적절히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투명성 측면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개별 은행 바스켓'보다는 '은행 공동 바스켓'을 선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금은 바스켓 금리가 CD 금리보다 높지만 낮은 가산금리를 적용하면 대출자가 부담하는 이자에는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가산금리는 대출기간 내내 적용되기 때문에 현재 조달금리보다 낮은 CD 금리가 오르면 CD 연동형 대출자가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내년 초 바스켓 방식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하면서, 기존 CD 및 은행채 연동 대출상품도 계속 판매할 계획이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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