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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위기 딛고 재도약하는 한국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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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1-1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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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글로벌 시장 주도권 장악할 절호의 기회"
 
한국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본격적인 재도약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그리고 그 화려한 비상의 중심에 한국의 기업들이 있다.
 
자동차, 휴대폰, 반도체, LCD 등 위기 속에서 시장주도권을 확보한 우리나라의 주력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격찬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세계은행이 발표한 ‘동아시아․태평양, 회복으로 가는 반등’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수출을 통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경기회복을 이끌고 있다.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가전제품 수출을 크게 늘렸고, 경기침체 속에서도 현대ㆍ기아차는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며 한국경제가 세계 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현재의 상태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미국, 일본의 경쟁자들이 상대적으로 침체돼 있고 한국 제품의 글로벌 시장 주도권이 크게 높아진 지금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 우위를 확고히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실장은 11일 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글로벌 위기 이후 한국산업의 구조조정 방향과 한국기업의 재도약 전략’ 세미나에서 ‘지금이 주력산업 구조조정에 나설 적기’라고 강조했다.

장 실장은 “글로벌 위기 이후 우리산업에 유리하게 전개될 여건 변화에 부응해 신속한 리스트럭처링((restructring) 진행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번 위기 극복과정에서 우리 주력산업이 보여준 성과와 세계시장 주도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구조조정이란 과거 인력감축이나 사업장 폐쇄같은 다운사이징(downsizing)이 아닌 말 그대로 리스트럭처링((restructring)을 의미한다.

▲자동차·조선·휴대폰 등 주력 수출산업 구조조정 필요

그렇다면 한국경제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한 리스트럭처링은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이에 대해 산업연구원(KIET)은 “개별업종과 개별기업, 개별사업부만 별도로 구조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동종 산업과 연관 산업, 사업부별, 주력제품과 비 주력 제품간, 수출 주력 및 비주력 시장 등의 경쟁력 및 잠재력, 수익창출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를 리스트럭처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과 같이 한국의 수출추력품목에서 리스트럭처링이 필요하다는 게 KIET의 지적이다.

우선 자동차는 새로운 소재와 부품, 모듈을 사용하는 전기차가 부상할 경우 가솔린 및 경유차의 생존자체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조선은 헐값에 회사를 팔기보다는 벌크선 등 저가선종은 점차 축소시키는 한편, 액화천연가스(LNG)선과 부유식원유생산 및 저장설비(FPSO) 등의 비중을 높이는 한편, 풍력발전 블레이드 제조 등 시장 다각화 전략을 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디스플레이는 당분간은 LCD로 캐시카우를 창출하고 LED로 점차 축을 이동해야 한다.

또 석유화학은 자동차, 휴대폰, 철강 등과 연계해 자동차의 경량화, 휴대폰의 고급화 소재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야 하며, 석유화학과 철강은 중국과 아시아의 기존수요를 감안해 범용제품에 대한 우위를 살리는 동시에 특화전략을 펼 것을 주문했다.

휴대폰도 대세인 스마트폰에 넣을 솔루션과 콘텐츠 확보라는 점을 명심하고 콘텐츠 제작업체, 운영체제 업체 및 단말기 제작업체들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KIET는 제안했다.

한마디로 전 세계산업의 변화 트렌드에 맞춰 주력사업과 비주력사업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일본에서 구조전환 사업포트폴리오 재구성 등을 담은 산업재생법이 도입된 것과 같이 국내서도 기존의 구조조정촉진법, 산업발전법에 이은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을 지원 촉진하는 법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편성과 투자를 촉진할 법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더불어 변화된 여건에 대응하려는 기업들의 노력도 필수적이다.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 주요 국내 기업들은 이미 사업구조를 재편하거나 미래사업 발굴에 나서는 등 어렵게 잡은 승기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을 적극 마련하고 있다.
  
▲삼성 3대 차세대 산업 적극 육성… 기존 사업 재편도

 
삼성전자는 기존 사업 외에 LED, 태양전지․전기자동차용 2차 전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등을 3대 신 사업으로 정하고 준비에 나섰다.

특히 차세대 산업으로 집중육성하고 있는 발광다이오드(LED)사업은 삼성전기와 합작으로 삼성LED를 설립, TV용 LED 분야에서 선두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LED TV를 출시한 지 10주 만에 전 세계적으로 35만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삼성SDI와 합작법인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설립해 AM OLED의 일류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AM OLED를 탑재하고, AM OLED TV 출시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바이오 시밀러분야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이수앱지스 등과 함께 바이오 시밀러사업을 추진해 미래 고부가가치 창출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한 바이오 헬스 분야에서도 단계적으로 먹을거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

태양전지도 삼성전자가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이미 경기 기흥 공장에 연산 30㎿급 태양전지 시험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기존사업의 고도화를 위한 계열사 재편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반도체 부문 투자 5조5000여억원, 액정화면(LCD) 부문 투자 3조여원 등 총 8조5000억원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에 들어갈 5조5000억원의 대부분은 낸드플래시와 D램 메모리의 공정 고도화에 사용될 예정이다. LCD 부문의 경우 최근 진출을 결정한 중국 쑤저우(蘇州) 공장 등에 3조원대의 투자를 준비 중이다.
  
▲ 현대차, 2011년까지 전기차 양산
 
현대․기아차도 한국전력과의 전기차 개발에 관한 양해각서(MOU) 체결하는 등 2011년까지 미래 친환경 자동차인 전기자동차를 양산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연구․개발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현대·기아차는 신차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달 27일 인도 기술연구소를 방문해 “현지 전략 차종 개발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달라”고 주문했다. 현대차는 2007년부터 진행해 온 ‘딜러 역량강화 종합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영업력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또 비용 절감 위해 플랫폼(차량 뼈대)의 수를 18개에서 6개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이 회사는 통합 작업이 끝나면 1개 플랫폼에서 200만대를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생산효율이 높아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SK, 7개 분야 미래친환경 기술에 1조 투자

SK그룹은 무공해 석탄 에너지, 해양 바이오 연료, 태양전지 등 7개 분야의 녹색기술에 총 1조원을 투자해 미래 신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특히 SK그룹은 20년 동안 공을 들인 중국 사업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SK그룹은 최근 SK텔레콤이 차이나유니콤에 대한 지분 정리 및 110여개에 달하는 SK그룹 중국 지․법인의 통폐합에 착수했다.

LG그룹도 통신계열사인 텔레콤․데이콤․파워콤을 합병해 유․무선 컨버전스(융합) 시대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방침이다.
이밖에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을 중심으로 LCD용 유리기판, 전기차용 배터리 등의 신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중국 내 시장점유율 위주의 볼륨 경쟁에서 탈피, 수익 위주 경영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주경제= 이형구 기자 scaler@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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