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FTA 활용기업 29%에 머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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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1-1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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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담당자들 FTA 인식수준 제고 시급

"FTA 아니라도 지금까지 잘 해 왔는데 굳이 FTA로 뭐 그리 큰 이익이 있을까요? 고생만 하지"(B사 부장)

"FTA 체결돼 봤자 대기업만 좋은 일이지 우리 같은 중소업체들이 뭐 혜택 볼 일이 있나요?"(C사 대표)

국내 기업 담당자들이 말하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인식도들이다. 이처럼 정부가 국내 기업들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해 온 FTA가 정작 기업들에게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중 FTA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곳은 전체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21%에 비해서는 8%포인트 높아진 것이지만 무려 70%에 달하는 기업들이 FTA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어서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분야별 FTA 인식수준 역시 ▲인증수출자제도(12%) ▲원산지기준·검증제도(25%) ▲재료 원산지확인서 제도(31%) 등 기껏해야 30% 미만에 그쳤다.

이에 따라 이날 재정부와 지경부, 외교통상부, 관세청이 주최하고 무역협회, 코트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이 공동주관한 '정부합동 한-EU FTA, 한·인도 CEPA 설명회'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FTA 활용에 대한 다양한 해법과 과제가 제시됐다.

지경부는 이날 발표에서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FTA를 알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전체 최적화 ▲미래의사결정 ▲복잡, 다양한 제도 ▲모험적 선택 ▲선제적 대응 등 부문별로 조목조목 설명했다.

관세 인하 품목에 대한 특혜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원산지 결정기준 ▲거래당사자 요건 ▲직접 운송 ▲원산지 증명 ▲신청요건 ▲원산지 검증 등 6개 요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현대자동차('08년), 대우자동차('09년) 등 국내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구축해 놓은 원산지관리시스템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 LG전자, 삼성르노자동차, 현대모비스, 넥센테크, 동성기공, 한라공조, 대한냉열, 글로비스 등 기업과 섬유산업연합회 등 구축중인 생산자 단체의 원산지관리시스템도 소개됐다.

특히 FTA의 협정관세등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춰 세계시장에서의 매출액 순위가 급격히 높아진 성공사례기업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더페이스샵코리아(2003년 설립)의 경우 한-아세안 FTA를 활용한 후 클렌징폼 1개 품목에서만 6억원의 관세를 절약해 2007년 매출액이 2000억원을 돌파하는등 세계시장에서 판매한 한국 브랜드 1위를 기록했다.

의류용 고급 패딩 소재 생산업체인 '미래화이바테크'는 한-아세안 FTA 및 아세안-중국 FTA를 연계활용해 베트남 현지공장에서 생산된 패딩을 한국, 중국 등 FTA 체결국에 무관세로 수출했다.

이같은 방식을 통해 베트남에 자회사 미래JSC를 설립, 패딩부문 시장의 60%를 점유하는등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어냈다.

베니어, 합판 생산업체인 '이건산업'은 한-칠레 FTA 및 칠레-멕시코 FTA를 연계활용해 칠레 현지법인에서 생산한 합판을 칠레와 FTA를 체결한 멕시코 등에 무관세로 수출했다. 이로써 지난해 매출액이 4200만달러를 기록 10년전보다 6배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FTA 활용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미국 오디오 스피커 회사인 파이오니어(Pioneer)사는 제3국 부품을 사용해 멕시코에서 단순 조립한 스피커를 미국으로 수입하면서 NAFTA(북미자유무역지대) 협정관세를 적용하고 입증자료를 보관하지 않아 무려 36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밖에도 국내에서도 FTA를 위반해 추징을 당하는 사례도 매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정보부족으로 인해 아직 FTA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원산지 규정, 통관절차, 해외 비즈니스 등에 대한 정보제공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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