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재협상 ‘갈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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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1-19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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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9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자동차 부문에 문제가 있다면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 한미FTA 재협상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07년 6월 타결된 한미 FTA가 양국 의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재협상내지 추가협의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쏠리고 있다. 미 행정부와 의회는 한국의 자동차 시장에 대한 개방 노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한데 대한 반응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FTA 비준에) 자동차가 문제가 된다면 다시 이야기할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무역 불균형’을 지적한 데 대해 이 대통령이 자동차 산업이 FTA에 걸림돌이 된다면 추가 협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공식적으로 FTA 협상에 문제가 있다면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어서 ‘재협상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보다는 조금 진전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한 방송사와의 회견에서 “전체적으로 이것(FTA)은 미국 수출업자들에게 잠재적으로 훌륭한 협정”이라면서도 “효과적으로 다뤄지지 않은 경제 분야가 있다. 그것을 이 대통령에게 말할 것”이라고 언급한 뒤 나온 발언이어서 이런 해석에 힘을 실어줬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서) 지금 많은 논의와 작업을 하고 있고, 팀을 구성해서 장애가 되는 모든 문제들을 논의하고 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비준에 가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미국의 활동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자동차 분야 재협상이나 추가협의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고 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늘로 봐서는 추가협의를 하는 것은 없다”며 “우리의 경우 대표적으로 농업, 미국은 자동차가 어려움이 많다고 하는데 이야기를 한번 해보라는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도 “이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에서 문제가 있다고 하니까 어떤 것을 가져오면 논의를 해보겠다는 뜻이지 재협상이나 추가협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FTA 비준동의안이 미국 의회의 벽에 부딪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어느 정도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우리의 경우 비준동의안이 올 4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2007년 9월 협상 타결 이후 의회의 벽에 부딪혀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오바마 행정부는 자동차와 쇠고기 분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 미국 국내적으로 의료보험 개혁 및 실업사태 해결에 집중하고 있어 FTA는 후순위로 밀린 상태다.

여기에 내년 11월에는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어 민주당이 실업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시장개방 문제를 건드려 표를 잃는 계기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발언은 FTA 비준에 대한 공을 미국 측에 넘겨 조속히 입장을 정리하라는 압박적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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