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1등 삼성’ 키운 이건희 전 회장 능력·리더십 활용해야
- ‘올림픽 공식 스폰서 삼성’ 영향력…동계 올림픽 유치에 절실
![]() |
||
2007년 7월 과테말라에서 열린 119회 IOC 총회에서 사마란치 IOC 명예위원장과 인사를 나누는 이건희 전 회장 |
김진선 강원도지사를 시작으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등 국내 주요인사들이 이건희 전 회장의 사면을 공식적으로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재벌에 대한 사면조치에 ‘곱지않은’ 우리 사회의 정서를 감안하면 이들의 잇단 사면 주장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인사들이 이 전회장의 사면을 주장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삼성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키운 이 전회장의 능력과 리더십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재계를 넘어서 사회 전반으로 확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번째 동계 올림픽을 유치에 나선 우리 나라의 상황이 10년 이상 올림픽 공식 스폰서로 활동해 IOC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삼성과 이 전회장의 존재를 더울 필요로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日 언론, 삼성전자 중심에 “이건희가 있다”
이미 이 전회장에 대한 평가는 일본 언론에서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일화 기준 3260억엔)이 소니·파나소닉·히타치 등 일본 대형 9개사(1519억엔)를 두배 이상 앞서면서 원인 파악에 나선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최근 보도를 통해 “(삼성전자의 경쟁력의 원인으로 )강력한 경영 리더십을 갖춘 이건희 전회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전문경영인들이 흉내낼 수 없는 오너 경영인의 담력이 최고 수익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닛케이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들도 입을 모아 ‘이건희와 오너일가의 책임경영’을 삼성전자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이미 지난 2005년 일본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전자업계의 위기’라는 기사를 통해 “왜 일본에는 이건희 같은 경영자가 없는가”라고 한탄했다.
◆미래를 내다본 경영 결정, 삼성 성장 이끌어
이 전회장은 삼성그룹이 도약할 때마다 총수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1987년 D램 반도체 기술 방식이 스택방식과 트렌치방식으로 양분됐을 때 사내 전문인력들의 다양한 의견을 취합한 후 스택방식을 채택했다.
반도체 웨이퍼 표준이 6인치였던 1993년 이 전회장은 “남들처럼 차근차근 따라가면 후진국 신세를 면치 못한다”며 8인치 방식을 채택했다.
결국 이는 D램 산업 경쟁력을 극대화해 삼성전자가 D램 분야 1위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플래시 메모리 산업 진출 당시에는 도시바와의 협력을 마다하고 독자개발에 나서 결국 플래시 메모리 1위에 오른 것도 이 전회장의 독자사업 결단이 큰 역할을 했다.
2004년 이 전회장은 ‘TV 일류화 사업 추진위원회’를 꾸렸다. 당시 소니 등 일본 기업에 크게 뒤졌던 삼성 TV는 2년 후인 2006년부터 지금까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삼고초려’ 인재, 삼성 경영의 중심으로
인재발굴 역시 이 전회장의 공적 가운데 하나다.
10년 동안 삼성전자의 경영을 총괄해온 윤종용 전 부회장도 이 전회장의 안목덕에 삼성의 기둥으로 자리할 수 있었다. 윤 전 부회장은 과거 VCR 사업과 관련해 선대회장의 질책을 받고 결국 경쟁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이 전회장은 그룹 회장 취임 직후 삼고초려 끝에 윤 전 부회장을 다시 영입했고, 윤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황금기를 이끄는 경영인으로 보답했다.
반도체 신화의 주역인 진대제 전 장관과 황영기 전 사장 역시 이 전회장이 직접 나서 영업한 S급 인재 가운데 일부다.
1960년대 일본인인 마쓰우라 히데오 고문을 영입하기 위해 이 전회장이 직접 일본까지 찾아가 ‘삼고초려’한 일화는 이 전회장의 인재사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재계 관계자는 “이병철 선대회장이 삼성의 초석을 다졌다면 이 전회장은 본격적인 성장을 이끌어냈다”며 “이는 삼성 뿐 아니라 한국 경제 성장에도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 전회장의 공백 역시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삼성이 최고 성적을 내고 있지만 이는 이 전회장 경영 당시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내년, 내후년 경제 농사를 걱정하는 많은 정재계 인사들이 이 전회장의 사면 및 이에 따른 경영 복귀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