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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아일랜드 |
'사막의 기적' 두바이가 국영 부동산개발기업의 채무상환 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해 충격을 주고 있다.
두바이 정부는 25일(현지시간) 인공섬 '팜아일랜드' 개발업체 나킬과 모기업 두바이월드의 채무 상환을 내년 5월30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두바이월드의 채무는 590억 달러에 달한다. 두바이 전체 부채 800억 달러의 74%에 해당하는 액수다. 나킬이 다음달 만기를 맞게 되는 이슬람채권(수쿠크) 규모도 40억 달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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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두바이월드 부채 규모 두바이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자료:FT> |
투자자들은 예상 밖이라는 반응 속에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앞서 두바이 정부가 채권을 발행해 아부다비 국영은행 두 곳으로부터 50억 달러를 조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바이 재무부는 이 자금이 두바이월드의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두바이가 아부다비로부터 '구제금융' 지원받기를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전문가는 두바이가 새로운 자금 조달원을 찾기 위해 시간벌기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두바이가 이번에 차입한 자금이 당초 예상치의 절반에 불과한 것이 아부다비와의 소원해진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들린다.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는 최근 '두바이와 아부다비는 하나'라며 의혹을 일축했지만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구성하는 7개 토호국 가운데 하나로 아부다비는 UAE의 수도다.
FT는 아부다비가 두바이 정부를 길들이기 위해 자금 지원 규모를 반토막낸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두바이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나킬의 이슬람채권 등 모든 부채를 제 날짜에 갚을 수 있다고 단언해왔다.
FT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아부다비가 "제 꾀에 제가 넘어가는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원이 부족해 속빈강정에 불과한 두바이 경제는 외부 투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FT는 이번 사태가 두바이 정부의 국가채무 상환의지와 능력을 확인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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