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휴대폰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말 글로벌 경제위기 영향으로 2009년 휴대폰 시장은 침체의 늪에 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올해 세계 휴대폰 시장은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삼성과 LG전자 등 국내 메이저 업체는 오히려 두드러진 활약상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2억대를 돌파했다.
LG전자도 1억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노키아를 비롯해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 글로벌 업체들이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받아 휘청거리면서 시장점유율 급락 등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과는 상반된 성과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레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19.8%, LG전자는 10.5%로 2위와 3위를 각각 기록할 전망이다.
1위 업체 노키아(37.9%)와 격차를 줄이면서 글로벌 3강 구도를 확고히 했다.
국내 업체들은 프리미엄제품인 풀터치폰· 메시징폰 등을 내세워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풀터치폰 시장진입 2년만에 누적 판매 5000만대를 기록, 전 세계 풀터치폰 사용자 3명 중 1명이 삼성 제품을 구입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 시장에서는 삼성과 LG가 1,2위를 나란히 기록하며 양강 체제를 굳혔다.
올해 국내 시장 최대 이슈는 애플 ‘아이폰’이었다. 아이폰은 ‘다음달폰’ ‘이달말폰’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국내 도입 시기를 놓고 지난 2년 간 무성한 소문을 몰고 다녔다.
수많은 논란 끝에 지난달 28일 국내에 선보인 아이폰은 출시 열흘 만에 10만대가 판매되는 등 기록적인 판매추세를 보이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서 ‘옴니아패밀리’를 선보이며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고 LG전자와 팬택계열 역시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아이폰의 국내 상륙은 그동안 폐쇄적이던 국내 이동통신시장 생태계를 변화시켰다.
그동안 국내 휴대폰에는 없었던 무선랜(Wi-Fi)이 탑재되면서 아이폰은 무선인터넷시장 활성화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무선랜이 설치된 곳이면 언제든지 스마트폰을 이용해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이에 이통사들은 가입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무선인터넷 활성화의 걸림돌이었던 비싼 데이터 요금도 잇따라 인하했다.
또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을 누구나 사고 팔 수 있는 온라인 거래장터인 ‘앱스토어’도 생겨났다. 이는 포털, 게임, 콘텐츠 등 관련업계의 수익확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함께 풀터치폰 경쟁도 불붙었다.
삼성전자는 햅틱시리즈를 잇따라 선보이며 풀터치폰 대중화를 이끌었다. 하반기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아몰레드(AMOLED)를 탑재한 '햅틱 아몰레드'를 내놓으며 '보는 휴대폰 시대'를 선언했다.
LG전자는 보급형 풀터치폰인 쿠키폰을 내놓아 빅히트를 기록했고 하반기에는 뉴초콜릿폰으로 승부하고 있다.
팬택계열 역시 프레스토· 큐브릭· 듀퐁폰 등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본격적인 스마트폰 경쟁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국내 주요 휴대폰 업체는 다양한 운영체제(OS) 기반의 스마트폰 모델을 대거 출시해 국내·외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한 전쟁이 예고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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