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거래소 이사장 선임은 이달 23일로 예정된 거래소 임시주주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우선 유력후보를 선정한 다음 금융당국 및 임명권자인 대통령에 승인을 구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사전 조율을 통해 대통령이 임명했던 전례와 비교해 절차적 선임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현재 거래소 차기 이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김봉수 키움증권 부회장,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모두 표심 잡기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세 후보 중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보단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이나 김봉수 키움증권 부회장 양자 대결구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우리투자증권 노동조합을 비롯한 반대세력이 분명한데다 승부를 좌우할 증권업계 인맥도 두 후보에 밀린다는 평가 때문이다.
따라서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부회장과 김봉수 키움증권 부회장의 증권가 ‘정치력’이 이번 이사장 선임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증권가에선 차기 이사장 선임과 관련한 이런저런 관측이 사실처럼 돌기도 했다.
지난 4일엔 모 언론사가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이 유력하다고 보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언론사는 이동걸 부회장이 이사장 후보자에 대한 면접심사결과 가장 높은 점수와 유일한 만장일치 추천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보도는 거래소 측이 직접 나서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면서 오보로 밝혀졌다.
증권가 한쪽에선 이와 상반된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은행출신인 이동걸 부회장보단 정통 증권업 출신인 김봉수 부회장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관측이다.
게다가 대형사보단 중소형 증권사들의 입김이 더욱 크게 작용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초대 금융투자협회 회장 선출 당시에도 박용만 전 증권업협회 부회장이 일부 대형사의 지원을 받고 변수로 떠올랐지만 반대급부로 결국 황건호 회장이 당선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역시 그저 설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거래소 지분구조는 우리투자증권 4.60%에 이어 대우증권(3.23%), 대신증권(3.22%) 등으로 대형사 지분율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일각에선 이번 주총에 ‘윗선’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현재로선 청와대심(心)이 어디로 기울진 가늠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이 경북사대부고를 졸업한 전형적인 TK인사라면 김봉수 키움증권 부회장도 고려대학교 출신으로 두 후보자 모두 윗선과의 관계가 전반적으로 무난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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