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원전기술 자립화 목표를 앞당기겠다는 이명박 대통령 발표에 한전기술,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원자력 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기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정부 정책이 촉발시킨 테마주가 넘쳐났지만 기존 ‘대운하 테마주’나 ‘자전거 테마주’가 그랬듯, 초반 급등 이후 급락하는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22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전기술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4만15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두산중공업도 정부발 호재에 힘입어 전날보다 12.00% 오른 7만200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원자력주가 강세를 보였다. 이날 모건코리아와 보성파워텍, 비에치아이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티에스엠텍(10.26%)도 급등했다.
원자력 관련주가 이날 일제히 급등세에 시장에선 이들 원자력주가 올해의 마지막 ‘MB테마주’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올해는 '대통령 입에서 나오는 말만 잘 들어도 종목 선정이 가능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책성 테마주가 많았던 터라 원자력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다시 증시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날 이명박 대통령은 열린 청와대 산업 중소기업 분야 업무보고에서 “지구온난화에 따른 인류 공통의 위기상황에서 기회를 살릴 산업은 원자력”이라고 강조했다.
지식경제부 역시 내년도 5% 성장을 위해 원전과 항공, 방위산업, 플랜트 등 차세대 수출전략 산업을 육성하고 신성장동력 사업 투자도 확대한다고 밝혔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원자력 관련주가 이렇게 급등한 것은 코펜하겐 회의 이후 원전기술 자립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밝히겠다는 정부 발표에 따른 것”이라며 “원자력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확실히 드러난 만큼 당분간 이런 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원자력 관련주들이 정부 정책으로 촉발된 테마주 성격이 강한 만큼 언제든지 고평가 부담이 작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이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을 통해 전국 자전거길 설치 계획을 발표하면서 MB테마주로 분류됐던 자전거 테마주는 올 한해 천당과 지옥을 오간 대표적인 사례다.
대표적인 자전거 테마주인 삼천리자전거는 연초 6190원에서 정부의 자전거 정책이 연일 발표되던 지난 5월 3만7400원까지 무려 504.20%나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현재 주가는 1만4450원으로 반토막 수준으로 추락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테마주들은 속성 상 정책 변화에 따른 부침이 심할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고평가 부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투자에 주의할 것을 조언했다.
김완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대운하 테마주는 정부정책 변화로 급락한 대표적 사례이며 고평가 부담에 급락한 경우가 바로 자전거 테마주였다”며 “원자력 관련주는 세계적인 분위기 상 정부 정책이 흔들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고평가 부담에선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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