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와 현대가 만나는 낭만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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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2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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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겐만을 따라 늘어 선 뷔르겐 거리의 컬러풀한 삼각지붕 목조 건물은 베르겐의 자랑이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베르겐(Bergen) 시내 관광을 위해 느긋하게 호텔 로비에 모여 있는데, 갑자기 팬티 차림에 멜빵만 걸친 한 젊은이가 호텔에 들어선다.

뒤이어 5~6명의 젊은이들이 몰려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른다. 모두 황당한 표정이다. 알고 보니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의 총각파티란다. 베르겐의 유쾌한 첫 인상이다. 

‘산’이란 뜻의 베르겐은 13세기 노르웨이의 옛 수도로 제 2의 항구도시다. 중세 무역의 중심지로 한자동맹 때는 북유럽의 무역과 경제의 중심지였다. 다양한 해산물과 말린 대구포, 향신료 등의 무역으로 번영했으나 1702년 큰 화재로 대부분의 목재 건물이 소실된 후 복원됐다.

구 시가지인 뷔르겐(Bryggen)은 베르겐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다. 바겐(Vagen)만을 따라 생선이나 곡물 창고로 쓰였던 삼각 지붕의 컬러풀한 목조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북적이는 거리를 벗어나 삼각형의 뾰족지붕 사이 골목길로 들어서면 마치 중세에 온 듯 착각에 빠진다. 옛날 물고기 저장고로 쓰였던 건물과 물고기를 끌어 올렸던 도르래 같은 도구도 그대로 보존돼 있다.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골목은 세월의 육중한 무게를 못 이겨 약간 기울어 있는 파스텔 톤의 외벽과 함께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대로변 앞쪽의 건물은 식당과 양품점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골목 안쪽은 기념품점이나 예술가들의 스튜디오로 이용된다. 

베르겐의 도심 관광은 걸어서도 가능하다. 뷔르겐 거리와 연결된 부두광장인 토저(Torget)거리엔 수산시장이 있다. 겨우 30여m의 천막이 시장의 전부다. 그러나 연어는 물론이고 새우·바다가재·고래 고기 등 갖가지 해산물로 활기가 넘친다. 샌드위치 같은 가벼운 먹을거리도 판다. 돌아오는 길에 꼭 사먹어 보려 했지만 겨우 4신데…. 벌써 문을 닫아 버렸다. 그것도 토요일에. 참 배부른 사람들이다.

베르겐은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그리그의 발자취는 그의 생가가 있는 호숫가 언덕 트롤하우겐(Troldhaugen)에 잘 보존돼 있다. 주차장에서 5분정도 오솔길을 걸으면 그리그가 1907년 사망할 때까지 22년간 아내 니나(Nina)와 생활했던 2층 목조주택을 만난다. 1층은 니나가 이용했던 부엌과 다이닝룸이 연결된다. 빅토리아풍의 가구가 당시 그대로 전시돼 있다. 리빙룸 벽에는 니나의 젊은 시절 초상화가 걸려 있다. 
   
 
한가한 토요일 오후 베르겐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따스한 봄 했살을 즐기고 있다.

   
 
트롤하우겐에 있는 그리그의 생가 내부 모습. 빅토리아풍의 가구가 당시 그대로 보존돼 있다.

그리그의 피아노와 필기도구, 그리고 친필 작곡집과 악보들이 보존돼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조그만 개구리 조각상이다 그 조각상은 그리그의 마스코트로 평생을 함께 했단다. 그리그는 예술가 친구들이 많았는데 여름이면 이곳에 모였다. 절친했던 ‘인형의 집’ 작가 헨리 입센의 초상화도 걸려 있다. 2층은 침실로 사용했다고 한다. 호숫가로 내려가면 그리그가 작곡에 몰두했던 작은 오두막이 나온다. 암벽 중간에 조성된 그리그와 니나(Nina) 부부의 무덤도 볼 수 있다.

그리그 사후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이주했던 아내 니나는 나중에 이곳으로 돌아와 그리그와 같이 영면에 들어간다. 호수에서 낚시를 즐겼던 그리그는 152cm의 단신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낚시를 할 때도 양복을 입고 키높은 구두를 신었단다.

베르겐의 상징인 플뢰이엔 산(해발 320m) 전망대에 올라가면 베르겐 시내의 전경이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에 오르려면 일종의 케이블카인 플뢰이반엔(Floibanen)을 타야한다. 급경사를 따라 10여분 오르면 발아래 그림 같은 베르겐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노르웨이에서 최고의 낭만적인 도시 베르겐. 이 곳에는 이밖에도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해양박물관, 자연사박물관, 공예박물관 등이 있다. 베르겐 시내 관광을 즐기려면 베르겐 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24, 48시간 두 종류가 있다.

베르겐 관광안내소·호텔·베르겐철도역 등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베르겐(노르웨이)=글·사진 윤용환 기자 happyy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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