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하루 일과는 새벽 5시에 시작된다. 눈을 뜨자 마자 그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신문과 방송 주요 뉴스 체크하기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아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4대강 사업을 지자체 등의 의견을 반영해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 장관은 6·2 지방선거 이후 4대강 사업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사업이 지연될 경우 막대한 예산 낭비와 홍수 피해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집무실인 과천 정부청사로 출근한 뒤인 오전 7시30분이면 어김없이 당일 일정을 점검하고, 관계부처 회의 등 각종 외부일정을 소화한다. 외부 일정이 없을 때는 실·국장들과 함께 4대강 살리기, 보금자리주택 등 핵심 정책관련 추진상황을 꼼꼼히 점검한다.
특히 어떤 문제에 대한 해답은 대부분 현장에 있다는 신념에, 현장 방문을 소홀히 하는 것은 그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주말에도 현장점검과 회의로 쉴 틈이 없다.
◆ 부지런함, 강력한 추진력에 '황소', '불도저' 별명
당연히 정 장관하면 국토부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떠올리는 수식어는 '황소', '불도저' 등과 같은 부지런함, 추진력 등을 의미하는 단어들이다.
정 장관 자신은 이런 별명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볼 때는 그렇게 밀어붙이는 것은 아닌데요. 단지 쉬지 않고 열심히 할 뿐이죠.(웃음)"
하지만 정 장관이 MB정부의 최장수 장관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벌써 2년4개월. 현 정부 출범 초기인 2008년 3월 옛 건설교통부와 해양수산부가 통합해 만들어진 국토해양부 초대 장관에 임명된 이후 현재까지 장관자리를 지키고 있다.
1974년 공직생활을 시작한 정 장관은 20여년간의 교통부와 건설교통부 재직 시절을 거쳐 철도청장,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교통분야 전문가로 공직생활을 해왔다.
요즘 그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편하다. "전 솔직히 욕심이 없어요. 더 좋은 곳에 가겠다거나 더 높은 자리에 앉고 싶다는 그런 욕심 말이죠. 지금 이 자리가 내가 올 수 있는 최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가짐이야말로 스트레스를 안받게 하고 이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게 하더군요."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그동안의 경험들을 모두 끌어내 대한민국 발전에 힘을 보태는 일이다.
"40여년간의 성공과 실패, 머리속에 있는 많은 경험들을 모두 쏟아내 대한민국의 변화·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하는 바람, 그것 하나만은 욕심을 내도 좋지 않을까요."
◆ 자연과 대화하는 정 장관, 업무 때도 스킨쉽 중시
"나무와 대화를 한다고요? 하하, 부인하진 않겠습니다. 저는 산에 가면 나무의 굵기, 잎 색깔 등 상태를 체크하고 이야기도 나누죠. 나무나 풀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아끼고 소중히 생각하게 되면 무엇이든, 누구든 친구가 될 수 있는 거죠."
나무와 교감을 나눈다는 정 장관. 대화와 토론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업무스타일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동안 각종 현안 사업에 반대론자가 있을 때마다 그들을 직접 만나 대화하고 설득해온 그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6·2 지방선거 결과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대화와 설득으로 사업의 당위성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해왔다고 여겼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자성도 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자연재해에 대비해 강을 정비하는 일은 여전히 당면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정 장관은 "기후변화에 미리 대비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서둘러야 한다"고 짧지만 강한 어조로 말했다.
정종환 장관이 지난달 28일 낙동강 낙단보에서 열린 제13차 4대강살리기사업 현장점검 회의에 참석해 관계자들로부터 공사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4대강사업 반대론에 귀 기울이고, 결과로 평가 받을 것
다만 4대강 사업에 따른 환경오염이나 생태계 파괴 문제를 막기 위해 보다 신중히 접근하고 예전보다 더 많이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계획이다. 또 지자체 의견을 수렴해 각 구간별로 사업을 수정할 계획이다.
그런 의미에서 4대강 사업의 필요성을 알리는 일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각오다. 정 장관은 "지방선거가 끝났으니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경청할 계획"이라며 "그런 뒤 4대강 홍보를 위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환경론자 등 반대하는 사람들의 말에 더욱 귀를 기울여 설명할 것은 설명하고, 개선할 것은 개선하겠다"면서 "신중하고 빈틈없는 진행으로 실수 없이 모든 사업을 완료한 뒤, 2012년 최종 결과를 통해 국민에게 평가 받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사업이 서둘러 이뤄져야 하는 당위성도 설명했다. 그는 "또 하나 문제되는 게 사업비"라며 "기간이 늘면 사업비도 자연히 늘어나는데, 손을 놓은 상태에서 홍수가 오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특히 "1년에 태풍 등 자연재해로 투입되는 복구비가 평균 7조원에 이른다"며 "기후변화는 심각한 상황인데 언제까지 '사후약방문'식으로 예산만 더 낭비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정 장관이 생각하는 4대강사업의 롤 모델은 한강과 태화강이다. 그는 "20년전 한강에서, 최근에는 울산 태화강에서 성공한 사업에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쯤 되면 4대강에 물이 가득 차 올라 있는 모습을 국민들이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고 자신했다.
◆ 부동산 규제 완화, 과열 우려돼 신중히 접근해야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서는 "집값 하락은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정 장관은 "부산, 대전 등은 집값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며 "지방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점차 회복단계에 있다"고 내다봤다.
수도권도 크게 하락한 수준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서울은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많이 뛴 상태로 냉철하게 보면 집값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며 "수도권이 최고점 대비 2% 하락했고, 강남은 0%, 재건축은 약간 높은 수준으로, 엄청나게 떨어진 것 아니다"고 말했다.
따라서 시장과 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관련 금융제도 완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정 장관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풀어달라고 하는데, 단순히 주택업계 활성화 측면에서 보면 완화시 도움이 되겠지만 유동자금이 많이 풀려 있는 상황에서 자칫 과열 양상을 띌 수 있다"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보금자리주택 분양가가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보금자리는 처음부터 원가를 최대한 축소해 실용적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이었지, 용적률이나 원가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분양가를 낮춘다는 게 아니다"며 "용적률이 현저하게 낮거나 녹지공원 등 공용시설이 많은 단지에서는 주변시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세종시와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관련법 통과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정쩡한 상태를 지속하는 것은 충청지역 주민이나 입주예정 기업, 또 국가차원에서도 도움이 안된다"며 "정치권이 대승적 차원에서 서둘러 결론을 내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심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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