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여성 CEO 1호 '맏딸' 이부진

  • 삼성그룹 여성 CEO 1호 '맏딸' 이부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딸 이부진 전무가 3일 삼성그룹 임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연합뉴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호텔신라 이부진 전무가 3일 삼성그룹 인사에서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되면서 삼성 CEO 역사를 다시 썼다.
 
1938년 삼성상회 창립 이후 72년 동안 남성들이 독점해온 CEO 자리에 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선임된 것.
 
특히 이부진 신임 사장은 지난해 1월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한지 2년도 채 안 돼 부사장직을 생략하고 사장으로 고속승진했다. 이 역시 삼성에서는 전례가 없는 일.
 
그간 삼성은 “오너일가라 해도 연한을 채워야 승진을 할 수 있다”는 원칙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번 승진으로 이같은 원칙이 깨졌다.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신임사장도 부사장 승진 1년만에 사장직을 맡았다. 동생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 역시 다음주 인사에서 부사장 승진이 확실해 보인다.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의 경영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텔신라의 부대사업에 머물던 신라면세점이 롯데면세점과 더불어 양강구도를 갖추게 된 것 역시 이부진 사장의 공이다.
 
특히 최근에는 인천공항에 루이비통을 입점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세계에서 공항면세점에 루이비통이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루이비통 인수은 유통분야의 최강자인 롯데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한 결과다.
 
이부진 사장은 기존에도 일반 직원들과 격의 없는 스킨십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혹한기 신라호텔 외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외투를 사비를 털어 직접 마련하는 한편 회사 인근 카페에서 부하직원들과 티 미팅도 종종 갖는 것을 알려졌다.
 
반면 일적인 측면에서는 조부인 이병철 선대회장의 스타일을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평이다. 삼성 관계자는 “면세점 및 호텔 사업과 관련해 이부진 사장은 세부적인 인테리어와 사업 일정까지 직접 챙길 정도로 세밀한 경영을 펼쳐왔다”며 “부하직원들과의 친밀감을 유지하면서도 업무와 관련해서는 한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면세점 사업 강화 등 신사업 발굴과 관련해서도 삼성 주요 경영진 가운데 단연 두각을 보이면서 이번 깜짝 파격 인사의 주역이 됐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의 여성 연구원은 “삼성전자만 해도 여성 비율이 30%를 넘어서지만 이들 중 대부분이 생산직 및 간부급 미만 직원이며 삼성 계열사들도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며 “일부 여성 임원들 역시 외부 스카웃 인사들이어서 사내 여성 직원들의 박탈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비록 이부진 사장이 오너일가이긴 하지만 그간 성과를 바탕으로 광행을 깨고 고속승진을 이룬 만큼 여성 직원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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