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건설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채권단은 지난해까지의 경영 실적이 종합되는 오는 3월부터 한달 간 MOU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는 월드건설·이수건설·풍림산업에 대한 회계 실사에 돌입한다.
외환위기(IMF) 이후 처음으로 워크아웃을 진행하는 업체들인 만큼 이번 실사 결과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지만 대부분의 해당 건설사들이 조기졸업을 맞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금융권은 이번 실사에서 유동성에 중점을 두고 실사를 벌일 예정이어서 업계에서는 이들 가운데 일부 업체가 법정관리에 돌입할 가능성 마저 제기되고 있다.
월드건설은 지난 2009년 4월 16일 채권단과 MOU를 체결했으며, 올해 말 시한이 만료된다. 당시 월드건설은 채권단으로부터 신규자금 1802억원 지원과 동시에 부동산 등 4733억원의 자산 매각을 통해 자구 노력을 해왔다.
월드건설은 현재 워크아웃 기간 만료에 따라 이자율 조정, 향후 미래사업, 유동성 확보 등 경영 전반에 대해 채권단과 논의 중이다. 이와 함께 자산매각과 미분양 소진, 입주 독려 등에 부심하고 있다.
월드건설 관계자는 “아직까지 주택사업 비중이 90%를 상회하고 있고, 공공 수주 등이 어려워 미분양 소진이나 입주 잔금 회수만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도 “하지만 주택경기가 여전히 얼어붙은 상황에서 올해 졸업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 3월 본격적인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수건설은 지난해 12월 MOU 기한이 만료됐지만 채권단과 협의 끝에 올해 6월까지 그 기간을 연장했다. 이수건설은 모회사인 이수화학의 유상증자(800억원)와 1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등으로 최근 경영 상태가 호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낙관하기는 이르다.
풍림산업도 올해 말 MOU 시한이 종료된다. 지난 2009년 신규자금 2880억원을 지원받았으며, 758억원 규모의 부동산 매각과 더불어 유동성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또 공공사업 수주 영업 활동을 강화하고, 신규 입주단지 관리를 강화했다. 풍림산업 측은 조기졸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상반기에만 7000억원의 수주고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풍림산업 관계자는 "3월부터 한달 간 그동안의 종합적인 경영 평가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까지 MOU 당시 제시됐던 자금수지 일정을 맞추는 데는 큰 무리가 없어 당초 올해 조기졸업 목표는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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