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전 총리는 이날 이라크전 진상조사위원회에 출석해 2002년 이라크전 참전 결정을 내리게 된 과정 등을 4시간 30분 동안 증언했다.
영국 정부는 179명의 영국군 희생자를 낸 이라크에서 철수한 뒤 2009년 6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당시 총리와 장관, 군 책임자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참전 결정이나 전쟁 진행 과정이 정당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당시 총리였던 블레어는 "지난 1차 증언때 `어떠한 후회도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참전 결정에 대해 후회가 없다고 말했으나 희생자가 발생한데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명확히 정리하면 영국군이든 다른 국가 군인이든, 또는 이라크인을 돕는 민간인이나 이라크인이든 희생자가 발생한데 대해 매우 깊은 유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청석에 있던 전사자 유족 한 명은 "너무 늦었다"고 소리쳤고 다른 방청객들도 야유를 보냈다.
블레어는 지난해 1월 1차 증언에서 "참전을 결정할 때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고 있다는 데 추호의 의심도 없었다"면서 "후세인 제거는 옳은 결정이었고 그러한 상황이 다시 닥쳐도 똑같은 결정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전사자 유족들은 그동안 블레어가 이라크 정권의 대량살상무기 동원 능력에 관한 정보를 과장해 참전 명분으로 삼았고, 영국의회의 승인을 받기 훨씬 이전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 이라크를 침공하기로 밀약했다는 주장을 펴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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