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도 대량 거래를 수반한 주가 상승은 쉽게 꺾이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최근 주택시장이 이러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집값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내집마련을 준비하는 대기 매수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5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3주간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0.16%. 1월 상승률로는 2008년(0.5%) 이후 가장 높다.
거래 건수도 늘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들어 1월 21일까지 아파트 거래 신고건수는 3143건. 이런 추세라면 1월 전체 건수는 4600건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월(3981건)이나 2009년(2554건)보다 많다.
물록 '집값 바닥 확인’ 논란이 여전하지만 최근 발표되는 주택 관련 각종 지표는 집값 움직임에 이상 신호가 보이고 있다는 것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급격히 늘고 있는 주택거래량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6만3192가구로 11월 5만3558가구에 비해 18% 증가했다. 이는 4년만에 최고치다.
특히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거래량은 지난 4년간 같은 달 평균 거래량 보다 100% 증가했으며 5개 신도시도 55% 증가했다.
계절적 비수기인 데도 거래가 급증하면서 집값도 덩달아 오르는 것은 향후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전셋값도 매매시장을 자극하고 있다. 전셋값으로 차라리 집을 새로 구입하는 것이 낫다고 보고 매매시장에 뛰어드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2~3년 간의 주택 공급 부족이 향후 집값 폭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매수대기자들로 하여금 고민케 하는 요인이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지난해 주택 건설 인허가 실적은 38만7000가구다. 이는 당초 공급계획인 40만1000가구 보다 4000가구 모자란 것이다.
인허가 물량은 지난 2007년 55만5792가구에 달했으나 2008년 37만1285가구로 뚝 떨어진 데 이어 2009년 38만1787가구, 지난해에는 38만6542가구로 3년째 40만가구를 밑돌고 있다. 공급부족이 집값 불안의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작년 하반기 이후 주택시장에 보이는 지표는 매매시장에 있어 상당한 의미가 있어 보인다"며 "다만 이 흐름이 대세 상승 국면으로 이어질지는 좀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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