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최근 발표된 새 이론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들은 선거에 출마한 남성 후보자와 여성 후보자 가운데 뚜렷한 이유 없이 여성 후보에게 유리하게 투표하는 성향이 있다. 쉽게 말해 미국 정치에 있어서만큼은 여성들에게 유리천장이 아니라 ‘유리 승강기’가 작용한다는 이야기다.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 분교의 로니 마리 애브니, 머시허스트대학의 롤프 다우스 피터슨 두 학자는 최근 ‘캘리포니아정치·외교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국 공화·민주 양당의 예비선거 결과를 분석한 결과 후보자들 간의 여타 조건이 같을 경우 유권자들은 여성 후보에게 표를 더 많이 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두 사람이 예비선거를 조사대상으로 삼은 것은, 본(本)선거의 경우 후보자들의 신상은 물론 정책 등이 미주알고주알 유권자들에게 알려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칠 소지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여타 편견을 모두 제거시킨 상태에서 유권자들이 여성과 남성 중 누구를 택하는지 살피고자 유권자들의 신원이 비교적 덜 알려지는 예비선거를 조사대상으로 택했다는 것이다.
두 연구자는 예비선거 전반에 대한 연구를 통해 유권자들 사이의 “약간의 긍정적인 편견”이 여성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을 발견했다.
민주당 예비선거의 경우 여성이 남성에 비해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권자들이 여성 후보를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고 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보수성향이 강한 공화당에서도 여성 후보들이 강세를 보였다는 사실이다. 연구자들은 공화당에서는 으레 남성 후보가 유리하리라 지레짐작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예상과는 달리 여성 후보가 유리하더라고 밝혔다.
(아주경제 송철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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