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녹색 성장위원회의 올해 업무추진계획 보고회에 참석, 인사말하 고 있다. [사진=청와대] |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공동위원장 김황식 국무총리·양수길, 이하 녹색위)로부터 올해 업무추진계획을 보고받은 뒤 “녹색성장은 우리나라만 가는 길이 아니고 인류 공통으로 가는 길이다. 피할 수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녹색성장은 단순 경제논리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 100년, 1000년 뒤 우리 후손들이 살 지구를 위한 생존의 길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 국민도 녹색성장과 기후변화를 잘 이해하고 있고 그 수준이 굉장히 높다”며 “그래서 이것(녹색성장)을 이뤄내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녹색위는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과 기업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2.1%가 ‘현재 추진 중인 녹색 관련 시책을 더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엔) 공직사회에서 ‘검토한다’고 하면 약간 부정적인 의미였는데, 근래엔 긍정적인 의미로, 적극 검토로 바뀌어 다행이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에너지 절약과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덴마크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먼저 행동하는 사람)’고 한국은 ‘패스트 무버(fast mover, 빨리 행동하는 사람)’이다”는 피터 한센 주한 덴마크 대사의 발언에 “한국은 ‘퍼스트’나 ‘패스트 무버’가 아니라 ‘스마트 무버(smart mover, 영리하게 행동하는 사람)’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이어진 토론에선 ‘녹색성장, 더 큰 대한민국’이란 주제 아래 △녹색생활로의 전환을 위한 구체적 방안과 △녹색성장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가기 위한 방법 등에 대한 참석자들 사이의 의견 교환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토론자들이 에너지 낭비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전기료 현실화 필요성을 거론하자, 이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에너지 보조금을 줘서 안 된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거꾸로 우리나라는 요즘 유행어로 ‘전기도 무상화하자’고 할까봐 겁 난다”고 말해 참석자들 사이에 웃음을 자아냈다.
민주당 등 야당이 주장하는 ‘무상급식’ 등 이른바 ‘무상정책’에 전기 등 에너지 요금 현실화 문제를 빗댄 것이다.
또 참석자들은 “녹색생활로의 전환을 위해선 에너지 과소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데 공감을 나타냈으며, 특히 에너지 요금 문제 외에도 스마트그리드 보급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도 “에너지 과소비에 대해선 국민도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녹색성장이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려면 관련 분야에 대한 융합 연구와 부처 간 협력 등 정부 내에 이를 장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안정적 조직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 참석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많고 △사업 초기 연구·개발(R&D) 자금 등이 많이 투입되는 점 등을 들어 “녹색산업 지원을 위해선 녹색금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이만희 환경부 장관은 “기획재정부가 매년 국가재정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으로 미래를 보면서 전략을 수립하고 재원을 배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종구 한나라당 정책위부의장은 “배출권거래제나 친환경·신재생에너지, 그리고 녹색금융 활성화 등을 위한 법률 제·개정 작업에 국회 차원에서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센 대사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에 (덴마크가) 참여하게 돼 기쁘다”면서 “녹색성장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하면 상당한 성과를 내고 세계적으로도 많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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