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현정은 회장, 청운동 자택서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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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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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故) 정주영 10주기 제사… 화해 여부 관심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올 초 현대건설 인수전으로 감정의 골이 생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시숙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10주기 제사로 인해 한자리에 모였다.

두 회장을 비롯한 범(汎) 현대가 사람들은 매년 3월21일 정 명예회장의 기일과 10월16일 정주영 회장의 부인인 변중석 여사의 기일에 서울 청운동 정 명예회장의 자택에서 모인다.

제사 자리에서는 ‘사업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게 관례인 만큼 직접적인 화해 제의는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두 회장은 현대차가 현대건설 인수 참여 여부를 밝힌 지난해 10월 변 여사의 기일 때도 청운동에서 만나 모종의 합의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지만, 인수전은 감정 싸움으로까지 치닫은 바 있다.

하지만 당분간 직접 대면할 일이 없는 만큼 ‘화해’의 핵심인 현대상선 지분에 대해 어떤 얘기가 오갔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일이 계속해서 현대가끼리의 ‘집안 싸움’으로 비춰지는 것은 두 그룹 모두 부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회장의 만남은 이 달 들어 세번째다. 정 명예회장 10주기로 인해 지난 10일 사진전 개막식과 14일 기념음악회에서 두차례 만났다. 현대건설 인수 종료 후 첫 만남이었던 사진전에서는 두 회장의 악수하는 장면이 언론에 공개되며 두 그룹의 화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나흘 뒤인 기념음악회에서는 현 회장은 현대상선 지분을 되찾는 게 화해의 전제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화해 제의는 없었다. 제의가 오면 검토해보겠다”고 답해 얘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다만 화해도 없지만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지지도 않으리란 시각이 우세하다. 재계는 범(汎) 현대가의 맡형 격인 현대차가 굳이 현대상선 지분을 이용해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위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정몽구 회장은 21일로 예정된 정주영 명예회장의 선영(경기 하남시 창우동) 방문 때는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후 두 회장의 공식적인 만남은 오는 10월 변 여사의 기일이 될 전망이다. 이번이 사실상 ‘조기 화해’를 위해서는 마지막 만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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