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열린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 기자간담회에서 연출가 스타니슬라스 노 르디와 국립오페라단 이소영 예술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종교와 공포,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오페라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가 국내 첫선을 보인다.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이소영)은 오페라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를 5월 5일부터 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는 기존 오페라에서 보여지던 남녀 사랑의 아리아 대신 제목에서 볼 수 있듯, 대화 풍의 노래들이 신비로운 오케스트라와 맞물려 전혀 다른 종교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국내에는 이름조차 생소한 작품이지만, 세계적으로는 2011년 한 해만도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극장, 프랑스 아비뇽 오페라극장, 독일 슈트트가르트 오페라극장 등 세계 유수 극장에서 올리는 작품성과 대중적 호응의 검증을 획득한 작품이다.
프랑스 국민 작곡가 프란시스 풀랑 특유의 세련된 오케스트레이션과 유려한 선율로 감동을 선사할 이번 공연은 스타니슬라스 노르데가 연출을, 다니엘 카프카가 지휘를 맡고 리릭 소프라노 아닉 마시스가 참여할 예정이다.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이소영)은 그동안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오페라 레파토리 발굴 작업을 계속해왔다. 2010년 한 해 만도 ‘이도메네오’ ‘메피스토펠레’ ‘룰루’ 등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주옥 같은 작품들을 잇따라 무대에 올렸다.
국립오페라단 이소영 예술감독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오페라를 해 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미래를 보고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4가지 정도가 중요한데 첫번째는 오페라의 가치, 두번째는 그 가치를 존중하기 위해서는 오리진이 되어야 하는 것, 세번째는 그것을 이뤄낼 수 있는 작품의 선택이나 만드는 자의 컨택에 대한 존중, 네번째는 멈춤 없이 끝까지 가는 것이다”라며 “이 작품이야말로 말과 소리가 혼연일체가 돼서 음악이 추구하고 있는 소리를 통한 정신세계의 나눔을 가장 최상치로 올려놓은 작품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는 프랑스 대혁명 당시 공포정치 아래 일어났던 실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794년 7월 17일 카르멜회 수녀들이 처형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 사건을 계기로 독일의 여류작가 Gertrud von le Fort가 ‘사형대에 선 최후의 여자’란 제목으로 소설을 발표, 이 원작을 기초로 한 조르쥬 베르나도의 연극을 오페라 대본으로 개작한다.
정부의 종교탄압에 의해 집회조차 갖지 못하게 된 카르멜회 수녀들. 오페라는 신앙과 삶 사이에서 번민하는 여주인공 블랑슈의 고뇌와 이 작품의 클라이막스인 마지막 순간, 단두대 위의 순교를 눈앞에 둔 수녀들의 죽음의 공포에 대한 심리가 프랑스 특유의 미적 감각으로 표현된다.
이날 간담회에서 연출가 스타니슬라스 노르데는 “이 작품은 굉장히 놀라운 작품으로서 음악도 아름다운 부분이 있지만 텍스트에서 전해지는 힘, 특히 블랑슈를 통해 보여지는 인간의 영혼이 가진 대조적인 측면들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 작품에는 주역 외에도 여러 수녀들, 각각 무게감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여러 수녀 인물들을 통해 인간 영혼의 파노라마를 볼 수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오페라의 힘과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공연에는 소프라노 아닉마시스 외에도 소프라노 박현주, 임세경, 강혜정, 메조소프라노 실비 브뤼네, 정수연, 김수영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문의 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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