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의 모 처에서 박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가진 뒤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박 전 대표는 쇄신의 원칙과 명분을 상실하면 안된다. 정당정치의 개혁에 있어 후퇴는 있을 수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친이계를 중심으로 한 움직임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오는 7월4일에 있을 전당대회 룰에 대한 사실상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했다고 해석돼 주목된다.
아울러 박 전 대표가 현재 유력한 대권 후보로 꼽히고 있는만큼 당권과 대권의 분리 규정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뜻은 7.4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날 박 전 대표는 또 소장파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의 분리 선출안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황 원내대표는 다만 전(全)당원 투표제에 대해서는 “계파에 의한 전대라는 것을 불식시키기 위해 충분한 선거인단 확대는 필요하다”며 “선거인단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고 전했다. 전대 선거인단 확대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사실상의 찬성 의지를 표명한 것.
박 전 대표는 이어 4.27 재보선 패배 직후 여권 내부에서 커진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황 원내대표는 박 전 대표가 “선거라는 것은 표를 의식해서 치른다기 보다는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 그리고 평상시에 국민의 입장에서 해나가는 당의 여러 가지 모습이고 그러한 과정 자체에 의해서 선거는 결정되는 것”이라며 “당은 국민과 함께 당무를 해나가는 것으로 선거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왕도다. 이게 원칙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은 평소 선거는 당을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소신을 지키는 한편 ‘국민에 의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또 다른 원칙을 제시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박 전 대표가 당의 쇄신 방향에 대해 ‘사실상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만큼 20일 이명박 대통령과 조찬회동이 예정된 황 원내대표가 어떤 의견을 전달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새로운 한나라’ 소속의 한 소장파 의원은 “황 원내대에게 대통령과 만나 당 쇄신 방향과 개혁 방안에 대해 말씀하라고 주문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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