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을 다시본다 (下)> 변신꾀하는 홍색집권당. 리더십의 원천, 검증된 인재육성시스템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90년전인 1921년 국민당의 눈을 피해 당원 57명으로 초라한 모습으로 창당했던 중국 공산당. 도도한 역사의 물줄기를 타고 변신을 거듭해온 중국공산당은 명실상부 중국을 세계 G2국가로 끌어올렸으며, 그 위상에 걸맞게 창당기념일인 1일을 맞아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펼치고 있다.

1당독재체제에 입법 사법 행정 등 3권은 물론 군사권마저 틀어쥐고 있는 중국 공산당은 항일시대, 통일시대, 냉전시대, 개혁개방시대를 거쳐 굴기의 시대를 항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공산당의 성공은 정교한 인재 양성 시스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 조직은 피라미드식 리더십 구조로 서열화돼 있어서 지도자가 물러나면 내부에서 잘 훈련된 사람들이 그를 대체한다.

인재풀이 넓고 시스템이 완비돼 있어 예측이 가능하다. 어느날 갑자기 지도자가 나오는 식이 아니라 수십년동안 지도자수업을 받고 능력을 검증받은 사람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된다. 이것이 바로 공산당 리더십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은 중국의 곳곳에 세포조직을 갖추고 있다. 이 조직들은 사회를 통제하고 여론을 수렴하며 이념을 확산시키는 작용도 하지만 인재를 흡수하는 역할도 한다. 마오쩌둥(毛澤東)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설 이후 국가정부 조직은 물론, 인민해방군과 경찰, 기업 등 각 단위에 공산당 기층조직을 건설했다

농촌지역의 촌(村) 단위나 도시의 리(里) 단위에도 공산당 조직이 결성됐다. 전국의 어떤 농촌 마을에도 일정한 당원을 가진 촌 위원회가 있으며, 기층 조직 바로 위에 향(鄕)이나 진(鎭), 구(區) 당위원회 등 조직이 있다. 또 그 위에는 시(市)-성(省)-중앙(中央)의 상급 조직이 결성되어 있다. 이같은 구조는 인민해방군, 공안, 학교 등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특히 대학은 공산당원 모집의 가장 큰 통로다. 일단 학생이 공산당원이 되고 싶으면 먼저 학생회 조직에 가입해야 한다. 누군가의 추천을 받고 학생회 간부들의 동의를 얻어야만 가입할 수 있다. 이 학생이 3~4학년이 돼 공산당 입당원서를 내면 공산당 자체의 수직적 평가와 수평적 평가가 실시된다.

수직적 평가는 그가 소속된 조직(학과와 학생회 등)의 상급자들이 하며, 수평적 평가는 그 학생의 친구들, 학과 동료들, 학생회 동료들, 기숙사의 같은 방 친구들을 통해 이뤄진다.

평가를 통과하면 1~2년간의 예비당원 생활을 거쳐야 한다. 이 기간에 하자가 생기면 입당은 무산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비로소 당원증이 나온다. 하지만 당원증은 또다른 장기적인 시험대의 출발선이다. 평당원이 되면 벽지의 말단 부서나 기업의 생산현장부터 경험한다.

평가항목은 전문지식, 업무처리능력, 대인관계, 지도력, 당성 등 전반적인 것을 포괄한다. 현장경험을 풍부하게 쌓은 사람이 반복적인 평가와 검증을 거쳐 부장(장관)이나 성장, 성서기는 물론 최고지도자 직위에까지 오른다. 20∼30여년의 단련과 검증기간을 거치기 때문에 엉터리 지도자가 나올 가능성이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