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의장은 3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와의 인터뷰에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지난 2년간 펼친 2조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조치가 달러화의 약세를 부추겼다"며 "수출을 촉진 한 것 외에는 경제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준의 양적완화가 신용경색을 완화하고 경기를 부양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6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는 2차 양적완화 프로그램(QE2)을 이날 종료한다.
그는 3차 양적완화 프로그램(QE3)의 실시 여부에 대해 "QE3가 실시된다는 것은 놀라운 일로 시행 돼도 달러화 가치의 하락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스펀은 그가 연준 의장으로 있었던 2000년대 초중반 저금리 정책을 고수해 비판 받고 있다. 당시 그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 것이 2008년 신용위기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미국 경제가 직면한 최대 위협요인 중 하나로 그리스 사태를 꼽았다. 그는 "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가능성은 매우 크고, 결국 그렇게 될 것"이라며 "그리스에 대한 미국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가 크고, 미국 기업들의 해외 수익 가운데 절반이 유럽에서 나오는 만큼 그리스 디폴트 사태는 미국의 모든 수익구조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스펀은 아울러 미국의 부채 상한 조정에 대해 "오는 8월2일까지 의회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재무부는 다음달 2일이 미 정부가 디폴트를 피할 수 있는 최종 시한이라고 못박았다.
그린스펀은 "의회가 시한 내에 부채한도 증액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미국은 디폴트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큰 손상을 줄 것"이라며 "우리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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