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국내 법정공방 시작…팽팽한 기싸움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관심이 집중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권 침해 분쟁이 우리 법정에서 시작됐다.
　
　두 회사는 지난 4월 애플이 미국법원에 갤럭시S 등이 아이폰의 디자인을 모방했다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처음 내 시작됐다.
　
　이에 삼성도 한국과 일본, 독일, 미국 법원에 특허침해 맞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말 애플이 다시 국내 법원에 소송을 내는 등 각국에서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1부(강영수 부장판사)는 삼성전자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4월21일 제기한 특허침해금지 등 청구소송의 첫 변론준비기일을 1일 열었다.
　
　이날 기일은 쌍방이 핵심적으로 다투는 부분이 무엇인지 주장하며 시작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삼성전자 대리인은 “애플의 아이폰4와 아이패드2 등은 데이터를 전송할 때 전력 소모를 감소시키고 전송 효율을 높이는 고속패킷전송방식(HSUPA)과 데이터를 보낼 때 수신 오류를 감소시키는 WCDMA 기술 등 삼성이 가진 통신표준 특허를 침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아이패드의 제품 상자를 직접 제시하며 “애플의 제품이 삼성의 특허가 필수요소로 포함된 통신표준을 사용하고 있음을 겉면에 명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애플코리아의 대리인은 “삼성이 자사 특허가 채택됐다고 주장하는 통신표준은 버전이 여러 개이므로 해당 표준을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삼성의 특허기술을 사용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현재 애플은 삼성의 특허기술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문제가 되는 반도체 칩은 공급업체가 만들어 납품받는 것이기에 삼성이 주장하는 특허가 포함됐는지 공급업체에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측은 해당 반도체 칩이 삼성의 특허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하더라도 삼성은 기술표준으로 채택될 때 다른 회사들이 해당 특허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협의할 의무가 있다는 `프랜드(FRANDㆍFair, Reasonable, Non-Discriminatory)‘ 조건을 받아들였으므로 사용금지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표준으로 된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해도 된다는 식의 무리한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프랜드 조건은 어디까지나 특허기술 사용을 놓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적용되는 것인데 애플은 그러한 협의를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과정에서 삼성측 대리인은 “우리는 준비서면을 150페이지나 냈는데, 애플측 답변서는 8페이지에 불과해 소송에 무성의하게 임하고 있다”고 말하자 애플측 대리인은 “삼성측 대리인이 낸 준비서면은 분량만 많을 뿐 알맹이가 없다”며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해 재판장의 제지 하기도 했다.
　
　다음 재판은 양측이 자신들의 주장을 구체화한 추가 준비서면과 답변서를 교환한 뒤 8월 19일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