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스파이 명월' 북한 내 한류바람 진단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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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1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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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재범 기자) 배우 한예슬과 에릭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KBS 2TV ‘스파이 명월’ 아시아와 유럽 등지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을 다뤄 눈길을 끌고 있다. 더욱이 그 무대를 북한으로 설정해 화제다.

11일 전국 기준 9.6% (AGB 닐슨미디어리서치)의 시청률로 첫 발을 내딛은 ‘스파이 명월’은 북한의 한류단속반원 ‘명월’(한예슬)이 “남한 최고의 한류스타 ‘강우’(에릭)와 결혼해 북으로 데려오라”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드라마다. 한류단속반 출신 남파 공작원과 한류스타의 사랑을 다루며 ‘북한 내 한류 열풍’을 소재로 끌어왔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방송된 1회는 북한의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남한의 드라마를 몰래 시청하다 한류단속반에 걸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극 중 한류스타 ‘강우’가 등장하는 드라마를 시청하던 북한 젊은이들은 “강우는 남자가 봐도 멋지다” “다음 회 빨리 틀어라” “이 드라마는 너무 많이 봐서 대사까지 다 외웠다” 등 남한 시청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감탄사를 연발해 재미를 더했다.

실제로도 북한 주민들 사이에선 ‘시크릿 가든’ ‘아이리스’ ‘아테나 : 전쟁의 여신’ 등 한국 드라마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북한 전문매체들은 “북한 주민들은 남한에 대한 환상과 동경을 가지고 있다”면서 “‘시크릿 가든’이 인기를 끌자 일부 북한 부유층 자제들이 ‘현빈 트레이닝복’을 구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 일도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

‘스파이 명월’에선 남한 최고 한류스타와 한류단속반 출신의 북한 공작원이라는 전혀 다른 신분의 두 사람이 만나게 되는 과정 역시 북한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 때문이다. 한류스타 강우의 팬인 북한 고위층 자녀가 비밀리에 싱가포르에서 열린 강우의 콘서트를 구경하러 갔다 경호를 맡은 명월에게 “강우 사인을 받아 달라”고 요청하며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기 때문.

현실 속에서도 북한 고위층 자녀들은 유학 등을 통해 해외 문물을 접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일반 북한 주민들에 비해 남한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내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갈색으로 염색한 ‘아랫동네’(북한에서 남한을 가리키는 말) 머리 스타일이 유행하거나 “얼마면 돼?” 등 한국 드라마의 유행어를 따라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동시대 북한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드라마 속에 녹여낸 ‘스파이 명월’은 시청자들에게 묘한 공감대를 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출을 맡은 황인혁 PD는 “만약 북한 주민들이 ‘스파이 명월’을 시청한다면 남한 남자와 북한 여자의 예쁜 사랑이라는 큰 틀에서 봐줬으면 좋겠다”면서 “북한 내 정치적 상황은 극 초반에 장치로서만 등장한다. 결국 남는 건 젊은이들의 로맨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드라마 최초로 북한에 부는 한류 열풍을 다룬 ‘스파이 명월’은 색다른 소재로 안방극장에 재미를 더하고 남북간의 새로운 소통 방식의 시작점으로도 방송가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방송은 매주 월화 밤 9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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