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다. 나누려면 먼저 파이를 크게 키워야 옳지 않나"
중국 정치무대 5세대 지도부의 영원한 라이벌 충칭(重慶)시 서기 보시라이(薄熙來)와 광동(廣東)성 서기 왕양(汪洋)이 분배와 성장중 정책의 초점을 어디에 둘것인지, 즉 각기 다른 파이론을 내세우며 격렬하게 부딪쳤다.
보시라이 서기는 지난 10일 총칭에서 열린 3농(3農 농촌 농민 농업)관련 회의에서 함께 부자가 되자는 공부론(共富論)을 견지해 도시와 농촌, 공업과 농업의 공동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성장과 분배의 관계도 잘 고려해야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정책을 펴나가는데 있어 파이를 분배하면서 동시에 파이를 크게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소 홍색 이데올로기의 기치를 앞세워 온 좌(左) 편향의 보 서기 다운 주장이었다.
보 서기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사상(이데올로기)에서 대척점에 있는 광동성의 왕양 서기는 바로 다음날인 11일 광동성위의 자체 토론회에서 사회주의 건설이 중요하지만 일단은 파이를 크게 키우는것이 중요하다며 보서기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왕서기는 경제성장을 통해 경제의 총량을 키우는것이 중요하다며 지금은 파이를 나누는 것을 중점 공작으로 삼을 때가 아니라 나눠 가질 파이를 크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보서기와 왕서기는 이에 앞서 비경제 분야 정치 이데올로기 사회정책에서도 사사건건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 중국 정치 무대의 영원한 라이벌관계임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보서기는 그동안 부패와의 전쟁을 통해 조폭과 관료들의 부정부패 척결에 행정력을 집중,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주민들로부터 칭송도 받았다. 하지만 광동의 왕 서기는 이에대해 "광동은 선전식 반부패 운동 활동을 벌이지 않는다"며 아주 까칠한 반응을 나타냈다.
또 보 서기가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의 이념을 바탕으로 각 분야에 걸쳐 '홍색 이데올로기'를 설파하는데 주력하고 있는데 비해 왕서기는 위기의식을 강화시키는 것이 공산당 노래 몇곡 부르는 것보다 당의 장기집권에 유리하다고 딴지를 걸었다.
홍콩의 한 언론은 보서기와 왕서기가 주요 정책에서 사사건건 부딪히고, 또한 이런 일들이 수시로 뉴스가 되는 것은 중국정치 무대에서 두사람의 존재감을 알린다는 점에서 두사람 모두에게 해가 되는 일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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