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츠밍상표 제도 적극 활용해야"

3년여 공들여 츠밍상표 받아낸 이규철 세라젬 이사 "신뢰도 확보, 짝퉁방지 등 효과 톡톡"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내노라하는 중국 기업들의 사장실을 방문하면 손님들이 보기 좋은 곳에 츠밍(馳名)상표 인증상패가 진열돼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중국에서 국가로부터 츠밍상표 인증을 받은 상품은 시장지배력과 품질, 브랜드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로 여겨지기 때문에 여느 회사든 자랑거리로 내세운다. 게다가 상품에 츠밍상표 표식이 돼 있으면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상당한 제품신뢰도를 얻을 수 있다는 효과도 있다.

지난 5월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으로부터 츠밍상표 인증을 받은 세라젬의 이규철 경영관리담당 이사(사진)는 14일 “삼성전자나 현대차같은 글로벌 공신력을 이미 확보한 브랜드에게는 매력이 떨어지겠지만 중국에서 인지도가 약한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이라면 츠밍상표 인증에 도전해 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3년전 츠밍상표 인증 신청에서부터 지난 5월 획득까지의 전과정을 진두지휘했던 이이사는 “츠밍상표 인증을 받은 후 소비자들의 반응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영업일선에서의 보고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세라젬이 츠밍상표 인증을 받은 제품은 가정용온열기다. 온열기는 한대당 가격이 1만5000위안에 달하는 고가의 제품이기에 구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품질에 대한 신뢰감 형성이 중요하다. 때문에 과거 세라젬은 구전마케팅과 체험마케팅을 통해 영업활동을 해왔다.

이 이사는 “중국인들에게 츠밍상품은 우리나라의 KS마크보다 더한 공신력을 지니고 있다”며 “최근들어 현지인들의 변화된 반응을 보면서 츠밍상표를 인증받기 위해 3년여를 공들인 보람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츠밍상표는 중국공상행정관리국이 신청상품을 대상으로 시장점유율, 품질, 사후관리(AS), 브랜드가치, 상표최초사용증거, 판매자료 등을 조사하고, 제조회사에 대한 재무상태, 업력 등을 면밀히 검토해 인증한다. 지방정부가 부여하는 주밍(著名)상표와 구별된다.

지난해까지 3030개의 기업이 츠밍상표를 받았으며, 외국기업으로서는 구글, 에이본, 코닥, 닛산 등 68개기업이 등록돼 있다. 우리나라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의 TV와 LG생활건강의 죽염치약, 오리온의 과자에 이어 세라젬의 온열기가 네번째로 츠밍상표를 받았다.

그는 또한 “츠밍상표는 국가가 법으로 공인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광범위한 법적 보호를 받는다”며 “타인의 상표권침해나 회사명칭 사용이 발생할 경우에도 법리논쟁의 여지없이 짝퉁제품으로부터 상표권을 보호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이사는 “중국에서 어느 회사가 자신의 제품에 대해 츠밍상표를 인증받았다면 그 회사는 현지에서 50%는 성공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한국의 중소기업이라면 중국의 츠밍상표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생활 13년째인 이이사는 중국통상법률 전문가로 푸단대학교 경제대학 연구학자를 지냈으며 화둥(華東)정법대학에서 국제법 박사과정을 수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