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인 호텔 여종업원이 돈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상황을 연출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서다.
하지만 그는 강제추행이라는 중범죄 혐의에서만 다소 운신의 여지를 얻었을 뿐이다.
합의에 의한 성행위였다는 그의 주장이 받아들여진다 해도 권력자로서 갖춰야 할 도덕적 자질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스트로스 사건이 불거진 뒤 ‘권력은 최고의 최음제’라는 말이 회자됐다.
한 분야에서의 권력을 다른 모든 분야로 힘을 확대 해석한다는 나르시시즘 착각을 가리킨다.
그만큼 권력은 사람을 빠져 들게 하는 마약과 같은 것이라는 분석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니 한 번 권력에 맛들이게 되면 그 끈을 놓치 않으려고 하나 보다. 한번 보자.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장관직을 계속 수행하고 싶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다닌다.
출입 기자들과 모임에서도 ‘오프 더 레코드’ 형식을 빌어 이 말을 했단다.
말이 그렇치 언론을 통해 공개해 달라는 거나 다름 없다.
자기가 맡은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완결 짓고 싶다는 게 이 장관이 내 세우는 이유다.
그의 말에도 일견 일리가 있다.
하지만 그보다 MB 정권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게 그의 본 뜻이라는 일부의 지적이다.
이 장관은 차관급인 청와대 교육 수석으로 있다가 교과부 장관직까지 오른 케이스라 그럴만도 하다.
기자는 이 장관이 의도하고자 하는 바를 믿고 있다.
다만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추진함에 있어 난맥상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는데 이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굳이 예를 하나 들자면, 지역 배려 차원에서 과학벨트 연합캠퍼스의 하나로 지정된 UNIST(울산과기대)의 총장 연임과 관련한 논란이다.
이 학교 조무제 총장은 총장 취임 나이 상한선을 65세에서 70세로 뜯어 고쳐 차기총장 취임을 코앞에 두고 있다.
조 총장은 현재 이사회 추천을 거쳐 교과부 장관의 임명 제청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립대 총장은 장관급인데, 조 총장도 이 같은 권력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는 게 학교 안팎의 꼬집임이다.
(사족(蛇足): 이 장관은 기자의 고등학교 선배다. 둘다 ‘뺑뺑이 세대’라서 학교 선후배 관계가 끈끈하지는 못하다.
하지만 굳이 인연(?)이 있다면 있는 셈이다. 후배로서의 감히 고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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