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유출이 최초 발견된 시점은 지난 6월 4일이다. 이로부터 1개월 후인 지난 5일 국가해양국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4일 펑라이(蓬萊) 19-3 유전 시추대 B 부근에서 유막이 형성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이어 6월17일에는 시추대C에서 석유유출사고가 발생했으며 유출된 원유는 이미 회수됐고 해양 청소 작업도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로 B플랫폼 주변 해역 158㎢, C플랫폼 주변 해역 138㎢에 기름띠가 형성됐으며, 주변 840㎢ 해역의 바닷물이 기름 오염 피해를 입었다고 국가해양국은 밝혔다.
이어 7월 12일 보하이만의 또 다른 해상 유전인 랴오닝(遼寧)성 쑤이중(綏中) 36-1 해상 유전에서 제어기 고장으로 석유가 유출돼 인근 해역 1㎢가 오염되는 사건이 추가로 발생했다.
◆얼마나 유출됐나
중국 당국은 아직까지 정확한 기름유출량을 밝히고 있지 않다. 대신 펑라이 유전을 운영하는 미국 코노코필립스는 전문 업체에 의뢰해 기름 유출량을 조사한 결과 현재 1500~2000배럴가량의 기름이 바다에 유출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이는 추정치일 뿐 정확한 집계는 아니다. 때문에 국가해양국 역시 공식발표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건 당시 유출량은 490만배럴로 추정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태안만 기름유출사건 당시의 유출량은 7만8918배럴이었다. 코노코필립스의 추정치에 따르면 보하이만에서의 유출량은 멕시코의 1/2400, 태안의 1/40이라는 계산이다.
◆우리나라에 피해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피해가 발생했다는 증거는 나오고 있지 않다. 중국 정부 역시 "보하이만의 해류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기때문에 한국 쪽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유출된 기름은 아직 보하이만 내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기름의 회수가 지연되거나 추가적인 유출이 발생하는 경우 산둥반도 북측 연안을 따라 보하이만 바깥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기름은 약 3개월 후에 우리나라 남해안이나 제주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염된 수산물이 한국으로 반입될 가능성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방역이 한층 강화되 있는 만큼 그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나라 통보 왜 늦어졌나
중국정부는 사건발견후 1개월이 지나서야 유출사건을 자국 언론에 공개했다. 게다가 원유유출 사고가 난 지 한달보름만인 지난 15일에서야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보하이만 해상 유전 원유유출 사고를 설명했다.
중국측은 “펑라이 북쪽에 있는 창다오(長島)에도 영향이 없으며 한국에도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한국에 파급효과가 생기면 최대한 긴급하게 통보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중국측의 우리나라에 대한 통보가 늦어진 것은 우리나라에 영향이 끼칠것으로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배상책임은 누구에게
보하이만 펑라이 유전은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미국 코노코필립스의 자회사(코노코필립스중국석유)가 각각 51%와 4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실제 운영은 미국계인 코노코필립스중국석유가 맡아왔다. 운영책임이 코노코필립스에게 있기 때문에 중국은 코노코필립스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국측이 고려하는 것은 환경오염과 관련된 손해배상이기 때문에 그 입증에 상당한 시간일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형사고 가능성은
중국의 지난해 연간 석유소비량은 4억5800만톤이었다. 이중 중국내 원유생산량은 2억300만톤가량이며 수입분이 2억5500만톤이었다. 원유생산량 중 보하이만에서 생산된 양은 3000만톤에 달했다. 보하이만이 1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해양석유의 부총재인 천비(陳壁)는 지난 1월 “보하이 유전은 국내 최대의 해상유전이며 76억톤이 매장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2020년까지 연간 5000만톤을 추가로 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하이만이 대형유전인 만큼 아무리 주의해도 향후 대형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