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은 미국에서 장편 ‘엄마를 부탁해’ 영문판을 출간해 호응을 얻은 작가 신경숙(48)씨가 이런 차이를 보여줬다고 5일 소개했다.
AP는 이 책에 대해 그저 ‘엄마’로만 알려진 한 어머니가 번화한 도시의 지하철역에서 사라진 뒤 슬픔에 대처하는 현대 가족의 모습에 중점을 두면서 이 여성의 부재를 자식과 남편, 궁극적으로는 그녀 자신의 언어로 좇아간다고 설명했다.
신씨는 최근 뉴욕에서 어머니와 자식이라는 보편적 주제에 대해 논하면서 우리의 엄마들도 가정 이외의 곳에서 삶이라는 게 있으며 생각과 욕구를 가진 여성이라는 점을 점차 깨달았다고 말했다.
통신은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 째다”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이 어떻게 구상됐는가를 전했다.
10대 시절 엄마와 함께 밤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했던 신씨는 작가가 되면 엄마에게 바치는 글을 쓰겠다고 생각했다.
오랜 시간 이를 고민하던 중 첫 문장이 그녀에게 떠올랐고 ‘엄마’라는 단어를 쓰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때문에 자신도 깜짝 놀랐다는 신씨는 “모든 것이 정말이지 문이 열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진행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통신은 신씨가 한국에서 만해 문학상과 동인 문학상, 이상문학상 등과 프랑스의 ‘주목받지 못한 작품상’을 수상한 한국의 인기작가라면서, 22세에 등단하기까지 작가의 이야기를 전했다.
통신은 이 책이 현실에 기초를 둔 풍부한 상상력으로 엄마와, 엄마가 가족을 위해 바쳤던 희생에 대해 말한다고 평가했다.
‘엄마를 부탁해’의 편집을 담당한 크노프사의 부사장 겸 수석 에디터인 로빈 데서는 이 책의 첫 문장에 매혹됐다고 말했다.
데서는 작가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해 독자들이 그 이야기에 집중하도록 애썼다면서 모성애라는 보편적 주제가 번역을 자연스럽게 만들었으며 더불어 한국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변화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데서는 “작가가 특별한 묘사와 정서를 잘 활용한 덕분에 독자들로 하여금 그곳에 있다고 생각하며 충만함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독자들은 저마다 엄마를 생각하면서 격한 슬픔과 향수를 느낀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 4위에 올랐던 ‘엄마를 부탁해’는 이제 8쇄에 들어가며 총 19개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