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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위기 다시 전면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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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2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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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유럽 은행권 신용경색 우려<br/>"재정위기, 금융위기로 번지나"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가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2008년 리먼사태의 악몽을 되살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주말 유럽 은행권에서 불거진 신용경색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는 등 은행권의 문제가 다시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6개월 KBW은행지수 추이(출처 WSJ)
지난 주말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모두 1.5% 이상 급락했고, 유럽 주요 지수도 최대 2% 넘게 빠졌다. 그 사이 안전자산은 강세를 보여 10년 만기 미 국채는 60년 만에 처음으로 2% 선이 무너졌고, 금값은 온스당 1852.2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후 최저치인 75.93엔까지 밀렸고, 2년 만기 스위스 국채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국제 금융시장이 이처럼 요동친 데는 스위스 중앙은행(SNB)이 지난 10일 통화스와프를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로부터 2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힌 것이 직격탄이 됐다. 자금 규모는 얼마 안 되지만, SNB의 행보는 유럽 은행권의 단기 자본 조달 여건이 여의치 않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3개월물 달러화 표시 리보(런던은행간금리)는 지난 4월 이후 최고치인 0.303%까지 급등했다.

지난 17일 한 유럽 은행이 유럽중앙은행(ECB)에서 5억 달러를 차입했다는 소식과 크레디트스위스와 UBS가 연준에 자금 조달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소문도 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이들은 소문을 부인했지만, 주가는 각각 1.8%, 0.8% 빠졌다. 특히 유럽 은행이 ECB에 손을 벌린 것은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라 시장의 불신은 더욱 커졌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에 대한 2차 지원이 불투명해지고, 유럽 은행권에 대한 연준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은 유럽 은행권의 위기가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근 미국에 진출한 유럽 은행들을 상대로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음을 입증하라고 압박하는 등 규제를 강화할 태세다.

하지만 미국 은행권 역시 유럽 은행들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와 미 경제 성장세 둔화에 따른 우려로 고전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미 최대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주가는 이달 들어 각각 2%, 3% 하락했고, 같은 기간 양사의 시가총액은 25% 이상 증발했다. 업종 벤치마크인 KBW은행지수는 올 들어 34% 가까이 급락했다.

미 은행권은 무엇보다 주택가격 하락과 대출 수요 감소로 고전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인 라라셜앤드메이의 프랭크 셜리 사장은 "미국의 은행들은 한동안 이 문제로 고민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다"라며 "최근 은행권에 대한 투자 문의에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ECB나 영란은행(BOE), SNB 등 유럽 중앙은행들이 역내 은행권의 자금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통화스와프를 통해 연준으로부터 자금을 끌어와야겠지만, 상당한 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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