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파브르’ 조복성(1905-1971)이 1948년 출간한 우리나라 최초의 곤충기가 발굴돼 63년 만에 다시 출간된다.
뜨인돌 출판사는 조복성이 국립과학박물관장을 지내던 시절 을유문화사를 통해 출간한 ‘곤충기’와 이후 출간된 ‘조복성곤충채집여행기’를 묶어 이달 말께 ‘조복성 곤충기’(황의웅 엮음)를 새로 펴낸다고 21일 밝혔다.
‘한국 곤충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복성은 평양에서 태어난 후 경성제국대학에 입학, 석주명 등과 더불어 조선과학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곤충학 논문인 ‘울릉도산 인시목’을 발표했고 외국 학자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토종 동물 6종을 찾아내 학명을 붙였다. 조흰뱀눈나비, 조복성박쥐 등 4종에는 자신의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우리 땅에 사는 곤충들에 대한 38가지 이야기를 담은 ‘곤충기’는 청소년들이 자연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하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둘 수 있도록 쓴 대중과학서다.
오랜 추적 끝에 한 고서점에서 ‘곤충기’를 발굴한 편자 황의웅 씨는 이 책에 대해 “곤충에 대한 박물학적 지식이 돋보일 뿐 아니라 요즘 같으면 접하기 어려운 당대의 문화사적 맥락을 보여주는 내용도 적잖이 담겼다”며 “일제강점기와 광복 후 어렵고 혼란스런 우리의 시대상을 곤충의 습성에 빗대어 위트있게 들려주는 부분이 백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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