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지준금 부과, 한은-시중銀 대립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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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2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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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한국은행법 시행령 개정을 두고 한은과 시중은행 간 기싸움이 치열하다.

은행채에 지급준비금을 부과하는 안을 두고 은행권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급준비금은 고객의 갑작스러운 인출 요구 등에 대비해 고객의 예금액 가운데 일부를 한은이나 자체 금고에 적립한 금액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중수 한은 총재와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은 지난 23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은행채 지준금 부과에 대한 각각의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김 총재가 '지준율을 0%로 적용하더라도 부과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자, 신동규 전국은행연합회장이 '은행채는 만기가 있는 확정 채권이어서 이론상 지급준비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박한 것.

한은은 현재 은행예금에만 지준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장기주택마련저축 등은 0%, 정기예ㆍ적금은 2%, 수시입출금 등 기타예금은 7%로 적용하고 있다.

은행채 발행이 늘면 금리가 오르면서 여기에 투자한 금융기관들의 손실 우려가 높아진다. 이에 따라 유동성 급증을 막기 위한 한은의 대책이 바로 지준금 부과다.

한은은 시중 통화량 흡수로 위기 시 긴축을 유도할 수 있어 지준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은행권은 은행채 발행 비용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결국 서민들이 금리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지준금이 부과되면 은행들은 비용 부담을 줄이고자 예금 금리를 낮추거나 대출 금리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와 동일한 2%의 지준율을 은행채 잔액 178조8626억원(26일 현재)에 적용할 경우 은행권은 3조5773억원가량의 지준금 부담을 져야 한다.

지준금 부과의 여파가 큰 곳은 중금채와 산금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비율이 높은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이다.

기은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중금채 발행이 총 예금의 50%를 넘으며, 산은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 특수은행 관계자는 "특수은행의 경우 은행채 발행을 통한 기업 지원이 많다"며 "지준금이 부과되면 아무래도 기업 자금사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최근 지준금 부과에 있어 기은과 산은을 예외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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