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12일 “사저에 들어갈 토지는 원소유주가 나눠서 팔기를 원치 않아 묶음으로 살 수밖에 없었다”며 “국가 예산이 들어간 경호용도 땅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일부 부지를 처분하는 방법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 대통령 사저에 들어설 경호 부지가 이전 대통령들의 경호부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고, 다운계약·편법증여 의혹 등 비판여론이 고조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 경호시설 규모는 541평(경호 훈련시설 포함), 김대중 전 대통령은 69평(사무실ㆍ주차장 등)으로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보다 좁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저 자체는 사비로 짓기에 문제가 될 게 없다”면서도 “다만 세금이 들어가는 경호동 문제는 대폭 축소하도록 청와대에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편법증여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11일 미국 국빈방문을 위해 출국하기에 앞서 아들 시형씨 이름으로 계약한 내곡동 사저 부지를 사들여서 명의를 변경할 것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청와대의 이 같은 조치에도 이 대통령의 직접 해명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등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아들은 공시지가보다 싸게 사고 국가는 3배로 샀다고 하면 대통령 아들의 부담을 국가가 떠받든 것 아니냐"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실수나 꼼수가 아니라 국민 세금을 도둑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경호처가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의 부지매입 대금을 지원한 의혹을 제기한 이용섭 대변인은 시형씨의 취득세 탈루 의혹을 따졌다.
이 대변인은 "실거래가격이 공시지가보다 낮을 경우 공시지가로 취득세를 내야 한다"며 "시형씨는 실거래가격보다 낮게 샀음에도 공시지가가 아닌 실거래가격 기준으로 취득세를 냈기 때문에 100% 취득세 탈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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