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저주해결사’ 엡스타인, 시카고 컵스와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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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1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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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MLB) 보스턴 레드삭스를 명문 구단으로 이끈 테오 엡스타인(38) 단장이 시카고 컵스의 단장직을 맡는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13일 엡스타인과 컵스 구단이 5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보스턴 구단과 1년간 계약이 남아 있지만 엡스타인은 시카고에서의 새 도전을 택했다.

시카고와 보스턴은 엡스타인의 보상금액을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컵스 구단은 1천500만~2천만 달러(약 174억~232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우승청부사’ 엡스타인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이 선수단 구성과 팀 운영에 거의 전권을 행사하는 한국·일본 프로야구와 달리 메이저리그에서는 단장이 팀을 지배한다.

단장이 직접 나서 선수 스카우트·트레이드·자유계약선수(FA) 영입 등 전력 보강 작업을 지휘하기 때문이다.

명문 예일대 출신으로 29살 때인 2002년 메이저리그 역대 최연소 단장 기록을 세우고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성한 엡스타인은 2004년과 2007년 두 차례나 보스턴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엡스타인은 단장 취임 후 강타자 데이비드 오티스와 케빈 밀라, 에이스 커트 실링을 잇달아 영입해 보스턴의 전력을 키워 1918년 이후 ‘밤비노의 저주’ 탓에 우승에서 멀어졌던 보스턴에 86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타자인 베이브 루스를 헐값에 라이벌 뉴욕 양키스에 팔아넘겼던 보스턴은 이후 승승장구한 양키스와 달리 성적이 급전직하하면서 루스의 저주를 겪었다.

이를 두고 루스의 애칭에서 비롯된 ‘밤비노의 저주’라는 말이 생겼다.
보스턴 단장으로 재임 10년간 6차례나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엡스타인은 올해 보스턴이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탬파베이에 어처구니없는 역전패를 당하자 테리 프랑코나 감독과 함께 미련 없이 보스턴을 떠나기로 작정했다.

1876년 창단한 시카고 컵스는 유구한 전통을 지닌 내셔널리그의 명문 구단이다.

그러나 1908년 통산 두 번째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은 이래 100년 넘게 우승하지 못했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우승 가뭄’ 기록이기도 하다.
컵스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던 1945년, 홈구장 리글리필드에 염소를 대동하고 나타난 팬이 입장을 거부당하자 “앞으로 이 구장에서 다시는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고 실제로 컵스는 올해까지 66년째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 사건은 ‘염소의 저주’라는 말을 낳았다.
컵스는 동부지구의 웬만한 구단 못지않게 많은 돈을 퍼부었지만 올해까지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하는 등 침체가 길어지자 9년간 팀을 이끌었던 짐 헨드리 단장을 해임하고 엡스타인을 후임자로 낙점했다.

이미 한 차례 해묵은 저주를 풀어 명성을 날린 엡스타인 단장이 이번에는 시카고의 염원을 풀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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