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 시위에는 전국의 진보주의자들이 대거 참석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온 유권자들도 많다. 시위가 쉽게 수그러들 기세가 아니기 때문에 그 파장이 어디로 튈지 민주당은 긴장하고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현재 백악관이나 민주당 인사들은 이번 시위를 그저 관망하고 있다. 특정하게 정치권에서 나서 “우리가 해결해주겠다”고 말할 수 있는 이슈를 들고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위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아직도 뚜렷한 구심점이 없다.
이들에게 투표를 독려해 민주당 쪽으로 흡수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플로리다 출신의 오바마 대통령 캠프 전략가인 스티브 셸은 페이스북에 “여러분들이 투표를 하지않으면 지금 하고 있는 시위는 공허한 것”이라며 “투표를 점거해야(Occupy the Polls) 한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민주당과 가까운 노동조합 조직들이 이번 시위를 직간접적으로 돕고 있어 시위의 열기를 향후 득표로 연결할 매개고리는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노조측은 시위대 측에 음료나 음식을 제공하고 때로는 시위도 같이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불안하다. 민주당 성향인 아메리칸 진보 센터의 존 포데스타 대표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민주당은 주시밖에 할 수 없다”면서 “일단 전국적인 토론의 장은 열린 것으로 판단되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 어떤 영향을 줄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총선에서 보수 유권자 운동 티파티의 거센 요구에 공화당이 무릎을 끓은 상황을 민주당은 우려하고 있다. 티파티 조직원들은 각 지역구에 나온 의원들을 강하게 밀어 붙였고 선거 공약이나 이슈에 대한 의원들의 입장을 보수 쪽으로 더 밀어 붙였다.
만일 이번 시위가 민주당에 이런 영향을 준다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전망은 한치 앞도 모르게 전개될 수 있다. 티파티가 공화당을 더욱 오른쪽으로 밀었다면, 이번 시위는 민주당과 오바마를 더욱 왼쪽으로 밀어 붙여야 하는데, 최종적으로 전국 득표에서 득실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전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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