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칙적 식사 충분한 휴식 도움…심할 땐 병원 진료
- 김경환 대한한의사협회 김경환 약무이사
현대인에게 평소에 의욕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으며, 자주 졸립고 피곤한 증상들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한 증상일 것이다. 이런 증상을 일반적으로 ‘피로(疲勞)’라고 한다.
어느 정도는 당연한 듯이 여기는 피로라 할지라도 한번쯤은 살펴보고 넘어가야 한다. 피로의 증상은 여러 가지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몇 가지로 구분해 보아야 한다.
첫째 단순한 피로(fatigue), 피곤함(tiredness)의 상태가 있다.
한의학에서 피로는 간 기능의 약화에서 그 원인을 먼저 찾는다. 간은 전신에서 기혈의 운행을 주관하고 소화흡수, 혈액계통, 근육 힘과 연관된 운동기능, 각 신경계통과 연관이 많다.
즉 신체의 각 장기들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조절해 주는 기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간 기능이 부족하게 되면 다른 오장육부의 기능 또한 저하되기 쉽다. 이는 곧 전신적인 피로 증세로 나타난다.
이런 전체적인 증후를 한의학에서는 ‘노권상(勞倦傷)’이라 한다.
노권상은 육체적·정신적 과로, 식생활과 주거환경의 부적절함으로 인한 오장육부의 기능장애, 기혈의 손상에서 비롯된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허로 또는 기허증이라고도 한다. 기허·혈허·양허·음허의 네 가지로 구분한다.
무기력, 의욕저하, 피곤함, 머리가 멍하고 졸림 등의 증상을 포함해 이명, 입마름, 손발의 차가움, 소화부진 등의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이런 경우 한의학에서는 원인에 맞춰 침구나 한약, 기타 처치를 한다. 생활습관의 개선도 증상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평상시 생활 중 관리 원칙은 간단하다. 균형 잡힌 규칙적인 식사와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 영양가가 풍부하면서도 균형 잡힌 고단백식 식단이 좋다.
마음을 편안히 하고 스트레스를 줄인다. 환경을 편안하게 조절하고 운동 등으로 스트레스를 풀어내도록 한다. 단 과도한 운동은 금물이다. 피로를 느끼면 언제든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권상은 오래 지속되면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어 불편하기도 하지만 지속적으로 방치하면 원기부족, 면역력 저하로 다른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심할 경우 단순한 피로, 피로감 뿐이 아닌 신체적·정신적 증상을 이차적으로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조기에 적절한 처치를 받는 것이 좋다.
둘째 전신적이거나 정신적인 질환과 연관이 있는 피로, 피곤함의 상태가 있다.
단순한 피로나 과로에 의한 것이 우울증, 심혈관계 질환, 내분비 장애, 바이러스성 질병, 신경근 질환, 정신과적 질환 등과 연관돼 피로, 피곤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다.
셋째 과다한 주간 졸음증, 탈력발작, 수면마비 등의 기면증 범주다.
특히 둘째와 셋째 범주는 전문적인 진단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피로는 생활습관의 개선으로 일정 부분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휴식을 취했음에도 피로감이 개선되지 않고 심하다면 가까운 한의원에서 정확한 원인을 진단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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