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세금 인상 항의...자영업자 집단시위 벌여

-궈톈융 "중국 세제개혁 더이상 미뤄서는 안될 것"

중국 저장성 후저우 한 마을에서 자영업자들이 세금 인상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중국 웨이보닷컴]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한 지역에서 세금인상에 반대하는 자영업자 수백명이 도로를 점거하며 폭력 시위를 벌였다.

중국 신화통신 27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이틀 간 저장(浙江)성 후저우(湖州)시 우싱(吳興)구 즈리(織里)진에서는 지방 정부의 세금 인상에 반대하는 자영업자 600여명이 집단 시위를 벌였다.

즈리진은 인구 30만명의 중소 도시로 약 5000여개의 아동복 제조공장이 밀집해 있어 중국 '아동복 제조 1번지'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번 시위는 해당 지방 정부 세금 관리징수원이 시내 자영업자들을 둘러보며 세금을 거두고 있는 과정에서 한 아동복 상점을 운영하는 업주가 수 차례 세금 납부를 거부, 충돌이 빚어지면서 촉발됐다.

당시 주위에 있던 600여명이 세금 징수원을 둘러싸고 항의하는 한편 1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주변 318 국도로 몰려가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또한 이들은 도로에 세워진 차량 30여대의 유리를 훼손하고 쓰레기통 등 공공기물을 파손하는 등 폭력 시위를 벌였다.

시위가 확산되자 후저우시 서기와 시장 등 정부 관계자가 즉시 현장을 방문해 사건의 시급한 처리를 지시하면서 시위는 수그러드는 듯 했다.

그러나 다음 날인 27일 정오에 다시 해당 정부 앞 광장에 시민들이 모여들어 도로를 점거하고 차량통행을 막고, 차량 유리를 훼손하면서 시위는 격렬해 졌다. 또한 이날 1시경에는 성난 시위대가 경찰차 한대를 전소하면서 경찰 4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곳에서 아동복 가공공장을 운영한다는 한 자영업자는 “지난 해 재봉틀은 대당 343위안, 1인당 보건비는 40위안만 세금으로 냈는데 올해는 재봉틀 대당 세금 납부액이 620위안으로 두 배 가량 뛰었다”며 “이 때문에 다들 세금 인상에 불만이 많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지난 해 7000위안이었던 영업세가 올해는 1만 위안 넘게 뛰었다”며 “그래도 그동안 어쩔수없이 이를 참고 견뎌왔다”고 밝혔다.

현재 우싱구 정부가 인력을 파견해 시위대의 도로 점거를 막고 해당 시위자를 구속하고 행정처벌하면서 시위는 진압된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다. 시위와 관련해 차량이 불에타고 경찰들이 시위대를 진압하는 사진이 중국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 등 온라인에서 떠돌아다니고 있으나 진위 여부는 확실치 않은 상태다.

한편 이번 세금 인상 시위에 대해 궈톈융(郭田勇) 중국 재경대 금융학원 교수는 웨이보에서 “이번 후저우 세금 인상 시위는 중국 세제개혁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될 때가 왔음을 보여줬다”고 의견을 밝혔다.

궈 교수는 “감세, 사회보험 요율 인하, 행정비용 축소, 중앙과 지방 간 재정수입 비중 조정 등의 세제개혁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