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이 선거기간 내내 주장해온 “부채를 갚기 위해 전시성·토목성 사업을 줄이겠다”고 한 내용의 대부분이 사실상 SH공사의 사업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와 투자기관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SH공사의 경영혁신과 사업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따라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이어 두번째로 큰 주택 공공기관인 SH공사의 몸집줄이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31일 서울시와 SH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SH공사의 부채는 16조2315억원으로, 서울시와 투자기관 전체 부채의 절반을 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와 투자기관의 부채는 25조5364억원에 이른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앞으로 2년 반동안 부채 7조원을 줄이기 위해 마곡·문정지구 용지를 매각하고 SH공사의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후보시절부터 마곡지구와 문정지구 토지 매각을 통해 3조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공공임대주택은 예전보다 많은 8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 사업을 맡아 진행해야하는 SH공사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
더 큰 문제는 SH공사에 대한 경영혁신과 사업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LH에 이어 SH공사도 앞으로는 분양사업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사업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SH공사 관계자는 “아직 새 시장에게 업무계획 보고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부채를 줄일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에 대한 검토 지시가 내려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이 사업조정 등 변화가 많아질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긴 하지만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SH공사도 자체적으로 부채 줄이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잡지는 못했지만 일단 미분양된 토지와 주택 매각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새 시장 취임과 동시에 은평뉴타운 미분양아파트 685가구를 대상으로 분양가를 최대 9.1%를 깎아주는 할인분양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민간건설사가 서울에 내놓은 왠만한 분양아파트보다 더 높은 할인혜택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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