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의 환율변동률은 지난 9월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해 무역조건을 악화시키고 물가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전일 대비 환율변동률은 0.71%를 기록했다. 환율변동률은 한 달간 전일 대비 환율증감률(종가기준) 절댓값의 평균을 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원화의 환율변동률은 한은이 집계하는 18개국 중에서는 8위를 차지했다.
환율변동률이 가장 큰 통화는 호주달러로 0.99%에 달했고, 뉴질랜드달러(0.92%), 스위스프랑(0.86%), 스웨덴크로네(0.78%), 캐나다달러(0.74%), 덴마크크로네(0.73%), 유로화(0.7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원화의 환율변동률이 가장 컸다.
일본 엔화는 환율변동률이 0.25%로 우리나라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고, 싱가포르달러는 0.56%, 말레이시아링깃은 0.62%, 태국바트는 0.3%,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0.25%, 중국 위안은 0.16%였다.
전문가들은 환율변동폭의 확대는 경제주체가 경제활동을 하는 데 있어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성욱 연구위원은 “환율을 실물과 금융을 연결하는 가운데 지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예상치 못할 정도로 환율 변화가 생기면 미래를 전망하기 어려워 경제주체가 경제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환율변동폭이 커지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최근 진정 기미를 보이는 물가를 다시 흔들 우려가 있다.
한은은 올해 초 내놓은 보고서에서 “환율변동성이 1%포인트 커지면 수출금액이 7.1% 줄고, 수입물가는 2.7%포인트 오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국내 소비자물가에는 1~6개월 시차를 두고 상승압력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 위원은 ”환율변동성이 커지면 수출은 다소 이익을 볼 수 있으나 수입은 손해를 보게 되고 이에 따라 물가가 오를 수 있다“면서 ”특히 물가는 하방경직성이 있어 한번 올라가면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원화가 다른 아시아 통화에 비해 변동폭이 큰 것과 관련해선 ”우리 경제의 대외개방도가 크고 정부가 환율 개입 정도가 대만이나 싱가포르 등에 비해 약한 편이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정부가 환율을 틀어쥘 만큼 경제규모가 작지 않고 개입 비용도 들어 정부로서는 신중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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