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보는 11일 황동일을 대한항공에 주고 세터 김영래와 레프트 공격수 조성철을 받는 1대2 트레이드를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1라운드에서 1승5패, 승점 4점을 얻는데 그쳐 남자부에서 6위에 처진 LIG손보는 공격수에게 더욱 안정적으로 볼을 배달할 베테랑 세터가 필요하다고 판단, 주전 세터인 황동일을 내보내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세터 출신인 이경석 감독이 LIG손보 구단에 요청하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 감독은 경기대 시절 황동일을 가르친 스승이나 2라운드부터 수비 위주의 배구를 펼쳐 상위권으로 도약하고자 제자와의 결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역시 세터 출신인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이 황동일을 원해 양 구단 간의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경기대를 졸업하고 2008-2009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우리캐피탈(현 드림식스)에 지명된 황동일은 유능한 세터를 원했던 LIG손보로 곧바로 이적했다.
LIG손보는 세터 이동엽과 공격수 손석범에 이어 그해 2라운드 4순위로 지명한 안준찬까지 무려 세 명을 우리캐피탈에 내주고 황동일을 받아오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프로 무대에 뛰어든 황동일은 194㎝의 큰 키를 바탕으로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공격형 세터’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시일이 흘러도 황동일의 토스 실력은 나아지지 못했고 그 탓에 LIG손보는 이경수와 김요한 등 리그 최강을 다투는 막강 화력을 보유하고도 그간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LIG손보는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경석 감독을 영입,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었지만 이 감독마저 1라운드 직후 기대를 접으면서 황동일은 데뷔 4년차에 벌써 세 번이나 팀을 옮기는 신세가 됐다.
프로 원년 멤버인 김영래(30)는 대한항공에서 주전 한선수에 밀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다 LIG손보에서 마지막 도약을 노리게 됐다.
프로 2년차인 조성철은 이번 시즌 개막 직전 대한항공에서 은퇴했고 인하대에서 코치를 맡아왔다.
프로배구에서는 선수가 은퇴하더라도 원 소속구단이 해당 선수에 대한 보유권을 행사할 수 있어 대한항공은 조성철을 트레이드 카드로 요긴하게 사용했다.
조성철은 이경수·임동규·김요한으로 이뤄진 LIG손보의 레프트 백업 선수로 활약할 예정이다.
LIG손보 관계자는 “레프트 김보균이 라이트 밀란 페피치의 백업으로 보직을 바꿨고 김요한도 허리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레프트에 공백이 생겼다”면서 “조성철이 이를 메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배구연맹(KOVO)의 한 관계자는 “은퇴 선수가 원 소속구단으로 돌아오려면 한 시즌이 지나야 한다. 그러나 다른 팀으로 옮긴다면 원 소속구단이 이적동의서만 써주면 되므로 조성철이 LIG손보 유니폼을 입는 데 결격 사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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