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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시민혁명] 신자유주의의 종언… 커지는 ‘공정·정의’의 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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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14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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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Qu‘ils mangent de la brioche.”(그럼 브리오슈를 먹게 하세요.)
 
 장 자크 루소가 쓴 ‘참회록’에 등장하는 한 공주는 농부들이 빵이 떨어졌다고 아우성 치자 그 해법으로 빵 대신 브리오슈(케이크)를 먹으라고 한다. 농민들 수중에 빵이 왜 떨어졌는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대적 비대칭성 속에 1789년 프랑스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났다.
 
 대흉작에 따른 곡가(穀價) 폭등으로 생활고에 치이던 민중의 불만이 분노로 바뀌었는데도, 왕족·귀족·상인 집단은 호화로운 삶에 취해 이를 감지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가 극도로 발달한 21세기, 오늘날의 정부와 자본가들은 어떤가.<관련 기사 3면>
 
 프랑스 시민혁명과 마르크스·레닌의 잇따른 경고, 미국의 대공황을 받아들이며 ‘진화’한 현대 자본주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또 다른 위기를 맞고있다. 1% 대 99%란 분배의 불평등 속에 대중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에 이르렀으며 현 경제체제에 대한 불신 또한 깊어졌다.
 
 미국·영국 등 금융 선진국들의 탐욕이 빚어낸 구조화된 금융상품이 금융위기란 형태로 상부구조를 깨트렸고, 이 위기는 하부구조의 위기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미국·유로존 등 위기의 주범들은 현재의 경제시스템 보호를 위해 양적완화에 나서며 지구촌 모든 구성원들의 희생과 고통분담을 요구했다. 양적완화는 곡물과 원유·철강석 등 원자재, 금 등에 투자되며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위기를 모면한 골드만삭스·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금융재벌들은 배당·성과급 잔치로 대중의 불만에 기름을 부었다.
 
 미국과 영국·프랑스·독일·PIGs(포루투칼·이태리·그리스) 등지에서 터지고 있는 반금융 시위. 리비아·이집트 등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에서 터진 시민혁명 및 체제전복 시도.
 
 이들 시위는 기성 정치의 반성과 분배를 우선에 둔 경제시스템 구축을 주장하는 목소리이며, 통신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한국·일본 등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동유럽·남미 등 전세계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월가 시위에 대해 “정의와 공평에 대한 생각의 표출이다. 미국을 비롯해 다른 국가에서도 사회적 불평등이 확산되고 있는데, 부의 분배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정치 지도자 및 핵심 경제주체들로선 대중들의 불만과 불신을 누그러트리고 새 길을 열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며, 소통과 공생,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지키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필요가 커지고 있다.
 
 정진영 경희대 교수는 14일 "신자유주의가 신뢰를 상실하며 스마트한 국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복지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처럼 과도기에 놓인 나라는 정치적 리더십과 국가 비전에 대한 큰 비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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