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A는 최근 뉴욕 컬럼비아대학 대학원 영화학과 출신인 김보라(30)씨가 만든 ‘리코더 시험’을 제17회 ‘DGA 학생영화상’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1936년에 결성돼 미국에서 활동하는 영화 감독을 비롯한 영상 연출가 1만4천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DGA는 개봉 영화와 다큐멘터리, TV 드라마 등을 대상으로 한 ‘DGA 영화상’과 함께 ‘학생영화연출상’을 해마다 시상한다.
‘DGA 학생영화상’은 미국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제작한 단편 영화 가운데 연출력과 영상미,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에 수여한다.
심사위원은 DGA 회원 가운데 명장(名匠)으로 꼽히는 특별 회원이 맡는다.
영화 학도라면 누구나 받고 싶어 하는 이 상을 받은 작품은 시상식을 전후해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 각각 한군데씩 있는 ‘DGA 극장’에서 상영되는 특전을 누린다.
김보라 씨의 시상식은 오는 12월 1일 뉴욕 DGA 극장에서 열린다.
한국 단편 영화가 ‘DGA 학생영화상’을 받은 것은 영화 ‘도가니’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지난 2004년 남캘리포니아대학(USC) 재학 시절 수상한 이후 7년 만이다.
‘리코더 시험’은 은희라는 9살 여자 어린이가 리코더 악기를 익혀 시험을 볼 때까지 과정을 그린 28분짜리 단편 영화이다.
1988년 한국 사회의 모순과 가족 간의 갈등, 그리고 은희라는 어린이의 정신적 성숙 과정을 압축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학 대학원 영화과에서 연출을 공부한 김보라 씨는 그동안 로스앤젤레스 아시안 퍼시픽 영화제, 이스탄불 국제 영화제, 에든버러 영화제, 산호세 씨네 퀘스트 영화제, 우드스탁 영화제 등에 상영작을 내놓았다.
‘리코더 시험’은 대학원 졸업 작품으로 작년 우드스탁 영화제와 미장센 영화제, 대구 단편영화제에서 대상, 심사위원상, 관객상 등을 받았다.
한국에 머물고 있는 김보라 씨는 15일 “영화학도로서 단편 영화를 찍어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영예라서 소식을 듣고 정말 놀라고 기뻤다”면서 “시상식 때 누가 참석할지 아직 모르지만 세계적인 거장들을 만나고 내 영화를 그들과 함께 본다는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대학 강의를 나가면서 장편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김보라 씨는 “최근 선댄스 영화제에서 시나리오를 보내라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DGA에서 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수상작 ‘리코더 시험’은 오는 12월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국내 팬들에게도 공개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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