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증권업계와 관련업계, 연구기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정보기술(IT), 건설, 금융, 항공 등 분야에서 감원이 진행되거나 검토되고 있다.
항공사들은 국제유가 상승과 고환율 탓에 감원에 들어갔다.
대한항공은 2006년 이후 5년 만에 희망퇴직제를 시행해 최근 100여명에 대한 퇴직을 결정했다. 이런 현상은 다른 항공사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중소형 건설사들의 비용 절감 등 차원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부동산 시장이 장기 불황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한 중견건설사의 인사팀장은 “내년에는 최소한의 인원만 유지하려 한다. 재택근무나 유급휴직 등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연합 관계자는 “워크아웃 대상과 중소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제도를 활용한 감원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안다. 순수 희망퇴직이 원칙이지만 권고를 통한 퇴직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금융회사의 인력 감축 움직임도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9월 378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하게 되면 감원 요인은 더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동양증권 성병수 연구원은 “외국 금융회사의 상황이 안 좋지만, 국내 은행들은 실적이 양호해 기존 직원들을 구조조정할 명분이 별로 없다. 노조 반발도 강해 인력 감축은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이 합병될 때도 인원 감축이 예상된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부실 저축은행들을 P&A(자산부채 이전방식)로 합병하는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이후 경기가 더 안 좋아지고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꺼리면 일부 업종에 국한된 인력 감축 바람이 확산할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국내 신규 일자리가 올해 40만개 안팎에서 내년에는 20만개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소의 손민중 연구원은 “수출 둔화로 제조업 일자리가 올해 하반기부터 줄어든다. 공공 일자리도 내년에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보건복지 분야와 일부 서비스산업의 고용은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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