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 ‘니치버스터’를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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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2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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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스케어 패러다임 전환…소비자 건강수명 추구
- 맞춤형 치료 활성화로 제약업계 사업모델 급변화

제약산업의 사업 모델이 블록버스터에서 니치버스터로 전환하고 있다. 올해 미국 화이자제약은 기존 R&D 소속 인원의 20~30% 가량을 니치버스터 개발 조직으로 재편했다. 사진은 미 화이자 연구소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수명의 충분한 연장에 따라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니치버스터’가 제약산업의 새로운 사업 모델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니치버스터(nichebuster)란 매출이 1억~5억달러 미만, 대상 환자수는 1만~100만명 미만인 인종별·질환별로 특화된 틈새 치료제 시장을 말한다.

◆ 의료 소비자 ‘건강수명’ 추구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헬스케어 3.0: 건강수명 시대의 도래’라는 보고서를 통해 니치버스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헬스케어의 패러다임은 1.0(전염병 예방)의 시대를 거쳐 2.0(질병 치료로 기대수명 연장)에서 3.0(예방과 관리를 통한 건강수명 연장)으로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헬스케어 3.0의 의료 소비자는 의료 소비자는 급증하는 의료비 부담을 줄이면서 ‘단순히 오래 사는’ 기대수명이 아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수명을 추구한다.

이에 따라 건강 관리의 개념이 병원 치료 중심에서 예방·건강관리 중심으로 발전하고, 치료 방식이 개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표준처방에서 유전적 소인과 체질을 고려하는 맞춤형 치료로 전환할 전망이다.

또 진단·치료의 정밀도가 향상돼 조기 진단이 가능하고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술이 일반화되며, 질환 진단에서 사후 관리까지의 전 과정에서 환자의 편익과 효용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측했다.

◆ 제약계, 블록버스터→니치버스터 전환

소비자의 욕구 변화는 의약품·의료기기 등 제약산업에도 큰 변화를 불러온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니치버스터다. 줄기세포 치료제 등의 맞춤 치료가 활성화되면서 제약사의 사업 모델이 블록버스터(blockbuster)에서 니치버스터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는 질병이 세분화되면서 잠재 환자수가 1~100만명으로 감소, 블록버스터 모델의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블록버스터는 복용 환자수를 1000만~1억명 이상으로 예측하고 만들어진 의약품을 말한다.

실제 최근 제약사들은 조직 개편을 통해 연구개발(R&D)의 중심을 니치버스터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올해 미국 화이자제약은 기존 R&D 소속 인원의 20~30% 가량을 니치버스터 개발 조직으로 재편했다.

사전에 약효를 예측할 수 있는 진단제품이 일반화되며 제약사의 영향력이 진단사업까지 확대되는 것도 헬스케어 3.0 시대의 변화로 지목됐다.

의료기기 산업의 경우 정보통신기술(IT)과 유전공학, 나노기술이 접목된 의료기기가 출현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환자의 편의를 높이는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하는 복합 의료기기의 상용화도 예상된다. 올해 필립스는 마취나 절개 없이 암을 진단· 치료하는 기기를 출시한 바 있다.

건강수명 추구에 따라 가정용 의료기기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높은 인지도와 마케팅 역량을 지닌 정보기술(IT) 기업의 의료기기 시장 도전도 주목할 대목이다.

보고서는 인텔이 2008년 출시한 체중·혈압·혈당 측정용 가정용 의료기기를 사례로 제시하며, 가정용 의료기기 분야에 IT 기업이 진입해 기존 의료기기 업체와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진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기업은 니치버스터, 차세대 영상 의료기기 등 신제품·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소비자의 욕구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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